[강원]춘천시민들 “나도 배우다”… 연극교실 후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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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통해 선발된 연극인 15명… 고교생-교사-장교 등 연령대 다양
귀가 미루며 퇴근후 맹연습… 13, 14일 4차례 무대 올려

강원 춘천시 극단 도모의 연극교실 ‘나도 배우다’ 1기생들. 이들은 13, 14일 춘천 봄내극장에서 연극 ‘모두 안녕하십니까’를 공연한다. 극단 도모 제공
강원 춘천시 극단 도모의 연극교실 ‘나도 배우다’ 1기생들. 이들은 13, 14일 춘천 봄내극장에서 연극 ‘모두 안녕하십니까’를 공연한다. 극단 도모 제공
매일 밤 강원 춘천시 옥천동의 극단 도모 연습실은 열기가 뜨겁다. 배우와 스태프들이 한데 어우러져 뿜어내는 에너지는 좁은 연습실을 뚫고 나갈 듯 강렬하다. 이곳은 극단 도모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연극교실 ‘나도 배우다’ 1기생들의 수업 공간이자 연습실이다.

이들은 올 3월 연극교실 공모에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순수 아마추어 연극인 15명. 직업은 고교생, 교사, 음식점 사장, 대학 강사, 예비역 장교 등으로 다양하고 연령도 10∼60대로 폭넓게 분포돼 있다.

이들은 3월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에 모여 연극 지도를 받으며 공연 준비를 해 왔다. 지난달 말부터는 매일 연습에 매달릴 정도로 정성을 다하고 있다. 원주에 거주하는 2명은 연습 때문에 춘천에서 자고 가는 날도 허다하다.

모두 초보 연극인이라 연기가 서툴지만 열정만큼은 전문 배우 못지않다.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연출가 김미아 씨는 “연극교실 수강생들은 취미 삼아 오신 분도 있지만 대부분 프로와 같은 마음과 열정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극교실 수강생들은 13, 14일 춘천 봄내극장 무대에 ‘모두 안녕하십니까’라는 연극을 4차례 올린다. 이 연극은 열심히 살아보려고 하지만 가난이라는 현실에 막힌 두 택시기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택시기사로는 남성과 여성 배우가 더블 캐스팅 형식으로 출연한다. 13일 공연은 여성, 14일 공연은 남성 버전이다.

이번 공연에 참가하는 1기생 안윤희 씨(54·여·회사원)는 “연극 구경을 매우 좋아했는데 도모에서 연극교실 참가자를 모집하기에 바로 지원했다”며 “퇴근 후에 연습하느라 몸은 힘들지만 피로를 잊을 만큼 재미있다”고 말했다. 회사와 가정에서 소외된 만년 부장 박달웅 역을 맡은 황환진 씨(39·사회복지사)는 “고교 시절부터 연극을 하고 싶었는데 직장 일이 바쁘다 보니 잊고 지내다가 이번에 기회가 찾아왔다”며 “다들 열심히 연습했기 때문에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연으로 ‘나도 배우다’ 1기생들의 공식 과정은 끝나지만 이들은 아마추어 극단 형태로 계속 연극과 연을 맺을 계획이다. 도모가 앞으로 모집할 2기생들도 과정을 마치면 함께할 예정이다. ‘나도 배우다’ 2기생 신청 마감은 8월 17일로 서류 접수 후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다. 2기생 과정은 9∼11월 진행된다. 문의 극단 도모 033-253-7111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춘천#나도 배우다#연극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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