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영축사지에서 청동유물 출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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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로-시루-사발 등 고려 전기 추정

울산 영축사지(울산시 기념물 제24호)에서 고려시대 청동향로와 청동시루, 청동완(사발) 등의 청동유물이 출토됐다. 울산박물관(관장 신광섭)은 영축사지에서 무너진 동탑 부재(部材)들을 옮기고 부식토를 걷어내는 과정에서 청동유물을 발견했다고 8일 밝혔다. 출토 위치는 동탑 북동쪽 모서리에서 동쪽으로 2m 떨어진 지점이다.

지름 50cm인 구덩이를 파 청동향로를 놓고 그 위에 뚜껑인 청동완을 덮은 다음 그 위에 다시 청동시루를 덮어 묻은 형태다. 높이 25.7cm, 바닥 지름 23.5cm인 청동향로는 다리 세 개가 달린 원형받침에 몸체를 얹은 형태.

청동시루는 높이 24cm, 입 지름 42cm, 바닥 지름 37cm의 원통형이며 중간 지점에 손잡이가 있다. 바닥은 2단으로 나눠 코끼리 눈 모양인 안상문(眼狀文)을 뚫었다. 청동시루는 불교 의식을 위한 떡이나 밥 등을 쪄 불전(佛殿)에 바치는 용도로 사용됐다.

청동완은 전형적인 고려시대 청동제 그릇 형식이다. 지름 15.5cm, 높이 9.5cm인 이 청동향로는 발견된 모습으로 볼 때 이곳에 묻을 당시에는 원래 용도가 아닌 청동향로 뚜껑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조사단은 전했다.

신광섭 울산박물관장은 “영축사지 청동향로는 출토지가 명확하고 보존 상태가 양호하며 장식이 화려해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현존하는 국내 청동향로 가운데 출토지가 명확한 것은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봉업사명(奉業寺銘) 청동향로(보물 제1414호)가 대표적이다. 조사단은 제작 기법과 형태 등을 볼 때 현재까지 발견된 향로 중 비교적 이른 고려 전기(11∼12세기)에 만든 것으로 추정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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