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청주시의회, 새 市 상징마크 사용 놓고 내홍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상임위 부결 CI안건 통과는 무효”… 野 비공식 보직사퇴 등 강력 반발
청주시장 野폄훼 문자로 갈등 증폭

청주시가 새로 개발한 상징마크를 가상으로 적용한 홍보판. 청주시 제공
청주시가 새로 개발한 상징마크를 가상으로 적용한 홍보판. 청주시 제공
충북 청주시의회가 새 상징마크(CI) 사용 문제를 놓고 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8일 청주시에 따르면 청주시의회는 지난달 22일 제8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를 열어 CI를 새로 바꾸는 내용의 ‘청주시 상징물 등 관리 조례 개정안’을 시의회 다수인 새누리당 의원들만의 단독 표결로 통과시켰다.

앞서 새 CI 관련 의안은 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에서 부결됐지만 새누리당 의원 16명의 부의 요구로 본회의에 상정됐다. 본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무기명 투표를 주장했지만, 김병국 청주시의회의장은 전자투표를 강행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17명 전원이 불참한 가운데 이 개정안은 통과됐다. 이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상임위에서 부결시킨 새 CI 관련 안건을 본회의에 상정해 통과시킨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라며 공식 비공식 보직을 사퇴하고, 의원 연수를 보이콧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청주시는 새 CI에 대해 “청주의 영문 이니셜인 ‘C’와 ‘J’를 조합해 생명이 시작이자 창조적 가치의 원동력을 의미하는 ‘씨앗’을 상징화한 마크”라며 “작은 씨앗에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열리듯이 C와 J 사이에 청주의 다양한 이야기 요소를 결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시의원들은 “통합 청주시 1주년(7월 1일)에 맞춰 시간에 쫓겨 시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 못했다”, “모든 시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보완해 100년을 내다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청주의 특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라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김기동 부의장 등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단은 2일 김병국 의장을 만나 새 CI 재논의를 요구했지만, 김 의장은 “법적 절차에 따라 의결된 것”이라며 거부했다.

내홍이 깊어지자 이승훈 청주시장은 4일 “새 CI 시행을 잠정 보류하고 시의회 여야의 협의과정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으로 청주시의회 여야 갈등은 수그러드는 듯했다. 하지만 이승훈 청주시장(새누리당)이 같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새 CI 보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 중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을 폄훼하는 내용이 포함돼 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 시장은 이 문자메시지에서 “조례가 합법적인 만큼 새 CI에 대한 시민 호응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라며 잠정 보류 결정에 대해 자당 소속 시의원들의 이해를 구했다. 문제는 “입법을 하는 시의원이 무식하게 법상 불가능한 것도 모른다는 점을 지적해야 하는데도 관련 부서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라는 내용이 있었다는 것.

이 사실이 알려지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은 “시의원을 ‘무식하다’고 비난하는 것은 시의원을 선출한 시민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8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이 시장은 시급하지도 않은 새 CI로 청주시의회를 분열시키고, 야당의원들을 모욕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데 대해 청주시민께 사죄하라”며 “청주시 발전을 위해 중립적인 입장에서 올바른 시정을 펼치라”고 촉구했다. 또 새 CI 관련 조례 개정안을 단독 처리한 새누리당에 대해 공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