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탄소감축… 火電 더 안짓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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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된 원전2기 완공되면 전력남아
신규원전 후보지 2018년 결정, 영덕-삼척 주민 반발… 진통 예상
삼척 또는 영덕에 原電 2기 추가 건설… 火電 4기는 취소

《 정부가 석탄화력발전소 4기를 건설하려던 계획을 전면 취소하고 2029년까지 원자력발전소 2기를 새로 짓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원전 건설 후보지로는 강원 삼척시(대진원전)와 경북 영덕군(천지원전)이 거론된다. 또 신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현재보다 5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8일 국회에 제출했다. 이번 계획에는 온실가스를 야기하는 석탄화력발전 중심에서 벗어나 2020년 이후 새로운 기후체제인 ‘포스트 2020’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 》

정부가 2029년까지 경북 영덕군과 강원 삼척시 중 한 곳에 원자력발전소 2기를 더 짓기로 했다. 그 대신 화력발전소의 신규 건설은 불허하고 2020년까지 완공하기로 한 석탄화력발전소 4기의 건설 계획도 전부 취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에 포함된 원전 2기 건설안은 2년 전 수립한 6차 전력수급계획에 반영될 예정이었으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로 확정이 미뤄진 부분이다. 또 현재 짓고 있거나 계획 중인 화력·원자력 발전소만으로도 전력 수요를 충당하고 남기 때문에 발전소를 더 이상 건설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가 발전소 건설을 최소화한 건 한국경제의 성장세가 약화돼 예전만큼 전력 수요가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6차 계획을 세울 때 정부는 2027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이 매년 3.4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번에는 연평균 성장률을 3.06%로 가정하고 계획을 짰다.

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 기조를 선제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정부의 의지도 반영됐다. 이를 위해 기존에 예정된 석탄화력발전소 중 사업 진척이 지지부진한 인천 옹진군 영흥화력 7, 8호기와 강원 강릉시 동부하슬라화력 1, 2호기의 건설 계획을 철회했다. 그 대신 2029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지금보다 5배 이상으로 늘리고, 남는 전기를 사고파는 ‘수요자원 거래시장’ 등을 활성화해 적극적으로 수요를 관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원전 비중을 늘리기로 한 것은 향후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입지 선정 및 안전성 문제가 대두될 수 있어서다. 산업부는 미래의 전력수요 증가분과 전력예비율(22%)을 감안해 2029년까지 286만9000kW의 추가 설비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번에 확정된 원전 2기의 용량은 300만 kW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전부 원전으로 채울 수 있다. 정양호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원전으로 에너지 신규 수요를 충당해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2년 전에 이미 원전 4기가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당시 결론을 못 내린 부분을 이번에 일부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예정대로 원전이 건설되면 국내 전력공급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의 26.3%에서 2029년에 28.5%로 높아진다.

신규 원전 건설 후보지는 2018년에 삼척과 영덕 중 한 곳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미 2012년 9월에 이 두 지역 기초의회의 동의를 얻어 건설 예정지로 고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삼척이 자체 주민투표를 진행하며 원전 건설에 강력 반발하고 있고, 영덕에서도 일부 반대 움직임이 있다.

진통을 겪고 있는 부산 기장군 고리 1호기의 제2차 수명연장 여부는 이달 18일까지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시와 환경단체 등은 수명연장에 반발하며 예정대로 2017년에 원전 폐로(閉爐)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업부도 폐로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러 변수가 있어 최종 결정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저성장#탄소#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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