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홈런 -1’ 이호준의 아름다운 도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9일 05시 45분


누구나 이승엽(삼성)처럼 400홈런을 때릴 수는 없다. 투수로 입단했지만 낙제점을 받고 타자로 변신했고, 22시즌을 뛰며 기록한 299개의 홈런. NC 이호준은 개인 통산 300홈런을 눈앞에 두고 있다. 별명 ‘로또’처럼 행운이 아닌 쉼 없는 노력의 결과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누구나 이승엽(삼성)처럼 400홈런을 때릴 수는 없다. 투수로 입단했지만 낙제점을 받고 타자로 변신했고, 22시즌을 뛰며 기록한 299개의 홈런. NC 이호준은 개인 통산 300홈런을 눈앞에 두고 있다. 별명 ‘로또’처럼 행운이 아닌 쉼 없는 노력의 결과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그의 홈런 여정은 왜 특별한가?

1. 그는 전형적인 홈런 타자가 아니다
2. 1군 19시즌 중 14년간 두자릿수 홈런
3. 올해 타격폼 수정 모험 ‘끝없는 변신’
4. 39세…NC 이적후 매년 홈런 증가

오늘부터 친정팀 SK와 3연전

2015년 6월 3일 포항 롯데-삼성전은 한국프로야구 역사에 길이 남는 날이 됐다. ‘국민타자’ 이승엽(39·삼성)이 KBO리그 최초로 개인통산 400홈런을 쏘아 올린 날이기 때문이다. 이승엽이 399홈런을 때려내자, 이후 그의 행보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이승엽처럼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못했어도 이승엽과 함께 홈런 기록에 도전한 또 다른 선수가 있었다. NC 이호준(39)이다.

이호준은 8일까지 개인통산 299홈런을 기록 중이다. 하나만 더 쏘아 올리면 양준혁(351개), 장종훈(340개), 심정수(328개), 박경완(314개), 송지만(311개), 박재홍(300개)에 이어 KBO리그 역대 8번째로 300홈런 타자가 된다. 프로 데뷔 22시즌 만에 이뤄내는 대기록이다.

물론 이승엽은 역대 300홈런 타자 중 최단기간인 9시즌 만에 300호 홈런을 터트렸다. KBO리그 13시즌 만에 400호를 기록했고, 이제는 한·일 통산 600홈런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러나 이호준이 도전하는 ‘300홈런’은 이승엽의 기록과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호준은 1994년 해태로 입단해 올해로 22년째 프로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300홈런은 단순히 오래 뛰었다고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게다가 그는 전형적인 홈런타자가 아니다. 한 시즌 30홈런 이상도 2003년(36홈런)과 2004년(30홈런)뿐이다.

그럼에도 이호준이 300홈런에 도전한다는 것은 그동안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했다는 증거다. 실제로 그는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직후였던 1996∼1997년(해태), 그리고 2001년, 2006년, 2008년, 2010년(이상 SK)을 제외하고는 매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쳤다. 이승엽, 장종훈, 심정수처럼 화려한 홈런타자는 아니었어도 매년 차근차근 홈런수를 쌓아왔다.

이호준은 신생팀 NC에서 제2의 야구인생을 열었다. NC 이적 후 첫 해였던 2013년에는 8년 만에 20홈런을 달성했고, 2014년에도 23홈런을 날렸다. 올 시즌 홈런 페이스는 더 좋다. 54경기에서 벌써 14홈런을 때려냈다. 더불어 300홈런도 코앞으로 다가왔다.

올 시즌 이호준의 활약이 더 눈부신 이유는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약점이었던 몸쪽 공을 공략하기 위해 20여년간 유지해왔던 타격방식을 바꿨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면 그동안 쌓아왔던 모든 것이 무너질 수도 있었지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해 성공을 거뒀다. 이처럼 그는 불혹의 나이에도 매년 야구를 더 잘하기 위해 남몰래 땀방울을 흘려왔다. 그렇기에 299홈런까지 도달할 수 있었고, 300홈런에 도전하고 있다. 그 자체로 박수 받아 마땅한 이호준의 도전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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