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운에 기댔던 한현희 ‘자립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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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6월 9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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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한현희. 스포츠동아DB
넥센 한현희. 스포츠동아DB
방어율 5.68불구 득점지원 3.75점
선발전환 후 체력안배 실패가 원인

6승2패. 풀타임 선발경험이 없는 투수의 시즌 중반 성적치곤 꽤나 인상적이다. 그러나 방어율은 무려 5.68(63.1이닝 40자책점)이다. 승운이 따랐다고 볼 수 있다.

넥센 사이드암 한현희(22·사진)의 2015시즌 중간 성적표다. 한현희는 2년 연속 홀드왕(2013∼2014년)의 영예를 내려놓고 올 시즌 선발로 전업했다. 선발등판한 12경기에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3선발을 지켰다.

‘승운’이 따라주면서 선발로 안착하고 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한)현희 방어율에 2승6패가 돼도 이상하지 않다. 승운이 따라주면서 큰 도움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전문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한현희의 경기당 득점지원은 3.75다.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투수 평균(3.29점)보다 조금 높다. 4실점, 5실점을 하고도 타선의 지원으로 2차례 선발승을 챙기기도 했다. 승수를 차곡차곡 쌓으면서 선발 전환에 따른 심리적 안정을 찾아갔다.

다만 ‘빅이닝’의 빈도가 잦다. 경기당 볼넷 허용과 장타 허용률이 각각 3.69개와 0.426에 달한다. 화를 자초하고 크게 한방을 내주면서 방어율이 치솟았다. 또 좌타자에게 약점이 뚜렷하다. 우타자 상대 장타 허용률이 0.242에 불과한 반면 좌타자에게는 0.558로 2배 이상 치솟는다. 직구와 슬라이더 외에 서클체인지업과 싱커를 익혔지만, 아직 자신 있게 던지지 못하고 있다. 힘으로 윽박지르며 짧은 이닝을 막았던 중간투수와 달리 선발투수는 체력안배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 때문에 볼 배합 등 타자와의 수 싸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현희는 나란히 1승을 챙긴 KIA와 kt를 상대로 9일과 14일 선발등판한다. 당초 7일 목동 두산전에 출격할 예정이었으나, 체력 안배 차원에서 한 경기씩 미뤘다. 구단은 한현희가 자신 있는 상대를 맞아 더욱 힘 있는 투구를 하기를 기대한다. 승운에 기대지 말고 스스로 경기를 지배하기를 원한다. 선발투수에게 안정감은 생명이다. ‘자립’을 위한 토대이기도 하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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