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칭’으로 고교시절 가장 창피했던 순간을 떠올려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8일 15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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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남으로 객관화시켜 바라보는 건 인생의 긍정적 변화를 유도하는 데 매우 훌륭한 기술이죠. 노력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고, 그러다 보면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도 더 많이 하게 되지요.”
―왓칭(김상운·정신세계사·2011년)

최근 남자친구에게 상처를 받고 헤어진 친구가 “왜 나는 계속 이상한 남자만 만나게 되는 거냐”며 속상해했다. 그 친구에게 이렇게 말해줬다. “네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봐라. 이런 일은 다른 사람들도 흔히 겪고 있는 일이야. 너만 특별히 불행한 게 아니라고.” 그녀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했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왓칭(WATCHING)’의 힘이다. 저자는 이렇듯 자신을 제3자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슬픔, 불안 등 부정적 감정이 가라앉는다고 말한다. 왓칭의 효력을 국내외 과학적인 연구와 실험으로 뒷받침한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미국 코넬대의 토머스 길로비치 교수는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고등학교 시절을 우울하게 보냈다는 대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눠 “고교 시절 가장 창피했던 순간을 회상하라”고 주문했다. A그룹에게는 1인칭 시각으로, B그룹에게는 급우들의 시각으로. A그룹은 창피했던 순간을 떠올리고는 금세 우울해졌다. 반면 B그룹은 창피했던 순간을 객관적으로 보며 “대학생이 된 뒤 사교성이 더 좋아졌다”고 답했다.

저자는 불안도 왓칭으로 잠재울 수 있다고 했다. 시험을 앞두고 불안이 엄습한다면 불안을 애써 억누를 필요가 없다. 불안한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내버려두면 된다. ‘시험을 보다 불안해지면, 그대로 바라보고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면 되지 뭐’라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청중 앞에서의 긴장감도 왓칭으로 해결할 수 있다. 캐나다 요크대의 한 교수는 자신이 대중 앞에서 연설하는 모습을 자신이 아닌 대중의 시각에서 바라보듯 상상했을 때 자신감이 높아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자신의 시각에서 연설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지금 걱정하고 있는 스스로의 결점이 더 부각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제3자 입장에서 보면 나름 괜찮은 연설가처럼 보일 수 있는 일이다. 이 실험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했던 미국 선수들의 자신감을 높이는 훈련에 응용되기도 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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