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동서남북에 고하노라, 독도는 한국 땅임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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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협회 임원 8명, 현충일 독도 찾아 전통 춤사위

한국춤협회 임원진이 6일 독도에서 독도가 한국 땅임을 알리는 의식무 ‘천고독도한령’을 추고 있다. 이날 독도를 찾은 시민 400여 명도 함께 공연을 즐겼다. 독도=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한국춤협회 임원진이 6일 독도에서 독도가 한국 땅임을 알리는 의식무 ‘천고독도한령’을 추고 있다. 이날 독도를 찾은 시민 400여 명도 함께 공연을 즐겼다. 독도=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하늘이 독도가 한국 땅임을 고한다.”

현충일인 6일 오후 4시경. 독도에 징소리가 울려 퍼졌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독도를 찾은 한국춤협회 임원진 8명이 ‘천고독도한령(天告獨島韓領·하늘이 독도가 한국 땅임을 고한다)’이라는 제목의 춤 공연을 펼쳤다. 한국춤협회 이사장인 백현순 한국체육대 교수, 임학선 성균관대 교수, 백정희 한양대 교수, 윤덕경 서원대 교수, 안병주 경희대 교수, 임현선 대전대 교수, 이애현 남서울대 교수, 이미영 국민대 교수가 무용수로 참가했다.

독도 땅에 발을 내딛자마자 임학선 교수가 동서남북 사방을 향해 징을 치며 ‘사방무(주변에 마가 끼지 않도록 사방을 정화하는 춤)’를 선보였다. 이어 태극기를 손에 든 백현순 교수를 필두로 흰색 개량 한복을 갖춰 입은 무용수들이 직사각형으로 대열을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10분가량 이어진 춤은 신을 부르는 청신(請神), 신과 한바탕 놀이를 하는 오신(娛神), 신을 보내는 송신(送神)으로 이뤄졌다. 먼저 순국선열을 불러 모시는 ‘터 벌임 장단’에 맞춰 화려한 팔을 감는 사위, 하늘을 향해 손을 뻗는 위 사위, 땅을 딛는 아래 사위 등이 이어졌고, 윤덕경 임현선 교수가 태극의 음과 양이 돼 절도 있는 2인무를 펼쳤다. 이후 엇모리·자진모리장단에 맞춰 신과 한바탕 놀이를 하는 부분에선 점·선·원으로 이어지는 태극 구조의 춤을 추면서 팔을 감고 어르는 사위, 탈춤 사위, 강강술래 사위, 손뼉을 치며 도는 사방돌이 사위 등을 선보였다.

이날 독도 관광에 나선 400여 명의 시민은 열띤 환호로 이들의 춤에 화답했다. 원을 그리며 추는 강강술래 사위에선 시민 10여 명이 함께 어울려 신명 나는 춤판을 벌였다. 공연 마지막에 무용수들이 대형에 맞춰 태극기를 넓게 펼치자 관람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감사합니다”라고 외치며 박수를 보냈다.

최정녀 씨(73)는 “현충일에 독도 땅을 밟은 것도 가슴 벅찬데, 독도가 한국 땅임을 알리는 한국 춤 공연까지 구경하게 돼 찡했다”며 “춤을 보고 왠지 나도 동참하고 싶어 강강술래 부분에서 뛰어들어 함께 춤을 췄다”며 웃었다.

백 이사장은 이번 공연의 배경에 대해 “일본이 엉뚱하게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모습을 보며 백번 말하는 것보다 독도 현지에서 한 번의 몸짓으로 독도가 우리 땅임을 일깨워 주고 싶었다”며 “광복 70주년을 맞아 1월부터 무용인들이 춤의 사회적 역할을 보여 줄 수 있는 공연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무용계 원로 김백봉 선생의 딸이자 김백봉 부채춤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3호인 안 교수도 “삼삼오오 손에 깃발 태극기를 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걸어 나와 함께 춤을 추는 순간 가슴이 찌릿했다”며 “우리 땅 독도에서 전통 춤을 출 수 있어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독도=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춤협회#현충일#독도#춤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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