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나도 모르게 남긴 인터넷 공간의 흔적… 나와는 무관하게 ‘결합’되고 ‘보고’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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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데이터를 가져다 뭐하게/말테 슈피츠, 브리기테 비어만 지음·김현정 옮김/
284쪽·1만5000원·책세상

스마트폰에서 페이스북을 접속한 뒤 일상을 기록하고, 친구의 글에 ‘좋아요’ 버튼을 눌러 관심을 보여주는 행위. G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업무 메일을 주고받거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물건을 사는 일상 등…. 우리는 인터넷 공간을 수없이 클릭하고 동선을 남긴다. 그 흔적들이 모여 빅데이터로 만들어지고 구글, 페이스북 등 기업과 정부, 정보기관에 누구와 어떤 대화를 나누고,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를 의도치 않게 ‘보고’하는 삶을 살아간다.

기업은 인터넷 이용자의 데이터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고, 국가는 감시 수단으로 장악하려고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내 데이터를 가져다 뭐하게’라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저자는 인터넷에 개인정보와 일상의 기록이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축적되고 활용되는 현실을 꼬집고 위험성을 경고한다.

디지털 시대의 권력은 바로 ‘정보 감시’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관점에서 저자는 독자에게 ‘정보의 자기결정권’을 지키고,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보 감시의 토대가 만들어지는 공공기관, 이동통신사, 은행, 인터넷 포털 등을 파고들어 개인정보를 ‘누가’ ‘어떻게’ 수집하고 관리하는지, 또 그 정보로 무엇을 하는지, 정보들이 서로 어떻게 결합돼 감시의 원천이 되는지를 추적한 과정이 흥미롭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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