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경로 파악 점점 어려워져… 5일 확진 5명중 3명은 깜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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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비상/11명으로 늘어난 3차감염]
일부 환자는 감염자 4, 5명과 접촉… “평택성모병원선 3, 4차감염 혼재”
시외버스 타고 이동한 14번째 환자… 접촉한 시민들 찾아내 격리 시급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3차 감염자’가 증가하면서 전파자를 정확하게 알 수 없는 다양한 형태의 감염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5일 발생한 신규 환자 5명 중 3명은 어떤 환자로부터 바이러스가 옮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환자였다. 37번 환자(45)는 무려 확진환자 5명(1, 9, 11, 12, 14번 환자)과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39번 환자(62)도 4명의 확진환자(9, 11, 12, 14번 환자)와 같은 병실을 사용했다. 40번 환자도 2명(9, 14번 환자)과 접촉했다. 경기 평택성모병원에서 다양한 경로의 바이러스 전파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최초 감염자→2차 감염자→3차 감염자→4차 감염자’로 이어지는 바이러스 전파 단계가 의미를 상실했다는 것을 뜻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평택성모병원에서는 이미 3차, 4차 감염이 혼재돼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3차, 4차 감염 이미 혼재

전문가들은 3차 감염자 수를 2차 감염자의 절반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방지환 서울보라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첫 번째 환자 발생 후 2주(최대 잠복기)가 지난 현재 3차 감염자 관리가 관건이다”라며 “이 같은 환자 비율이 2, 3주간 꾸준히 유지된다면 안정적으로 메르스를 퇴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 수 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응급실 감염 관리가 필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5일 확진 판정을 받은 41번 환자(70·여)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은 한양대 구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가 지역사회로 퍼지는 것을 막으려면 병원 내 감염에 대해서도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14번 환자 동선 공개해 격리자 찾아야

확진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을 찾아내 격리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평택성모병원에서 감염된 14번 환자는 지난달 27일 낮 시외버스를 타고 평택에서 서울의 한 터미널로 이동했다. 터미널에 도착한 그는 호흡곤란을 느껴 구급차를 타고 삼성서울병원에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외버스를 이용하면서 카드를 사용한 사람은 추적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금 사용자는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복지부는 14번 환자가 서울로 이동한 동선과 이동수단을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고지해 접촉자가 스스로 신고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 메르스와 메르스 폐렴 구분 검토

보건당국은 ‘메르스’와 ‘메르스 폐렴’이라는 용어를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확진자 중 다수가 증세가 경미한데, 확진자 수 증가가 국민 불안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메르스 폐렴’은 메르스로 인한 폐렴 증세가 나타나 자가 호흡이 불가능할 정도로 중증 상태를 보일 때만 사용하고, 감기처럼 몇 주 안에 회복될 수 있을 경우 ‘메르스’로 표기하자는 거다.

실제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증세가 호전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번 환자는 인공호흡기를 부착하고 있지만 자가 호흡이 가능할 정도로 호전됐다.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였던 2번 환자는 5일 첫 퇴원자가 됐고 4, 5, 7번 환자도 퇴원을 앞두고 있다.

세종=김수연 sykim@donga.com / 이세형·천호성 기자
#감염#경로#메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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