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감독과 배우의 이유있는 ‘무뢰한 홀릭’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6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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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무뢰한’의 오승욱 감독-영화 ‘무뢰한’의 한 장면(오른쪽). 사진|동아닷컴DB·사나이픽쳐스
영화 ‘무뢰한’의 오승욱 감독-영화 ‘무뢰한’의 한 장면(오른쪽). 사진|동아닷컴DB·사나이픽쳐스
더디지만 의미 있는 흥행이다.

전도연과 김남길이 주연한 영화 ‘무뢰한’(감독 오승욱·제작 사나이픽쳐스)이 개봉 2주째 주말에 접어들며 더욱 깊어진 관심과 지지를 얻고 있다. 영화의 개성과 완성도를 ‘알아본’ 관객들의 끊이지 않는 발걸음 덕분이다.

배급사 아트하우스 집계에 따르면 ‘무뢰한’은 유독 1인 관객 선택 비율이 높다.

최근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이 대개 한 번에 3~4명이 움직이는 가족단위 관객으로 빠르게 누적 수치를 늘리지만 ‘무뢰한’의 상영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평일 오전 조조 상영을 택하는 관객이 많다는 점도 특징 중 하나다.

결국 충성도 높은 관객의 선택이 잇따르고 있다는 증거다.

‘무뢰한’은 유명 감독과 스타 배우들로부터도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보통 직접 제작에 관여하거나 출연한 경우가 아니라면 상대 영화에 대해서 소극적인 평가를 하기 마련이지만 ‘무뢰한’을 향한 영화계의 반응은 이례적일 만큼 뜨겁다.

감독과 배우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성사되는 ‘관객과의 대화’가 대표적인 예다.

‘부당거래’ ‘베를린’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은 4일 오후 7시30분 서울 압구정CGV에서 관객과의 대화에 직접 나섰다. 자신이 연출한 영화 ‘베테랑’이 당장 7월 개봉을 앞두고 현재 막바지 작업으로 분주한 상황이지만 기꺼이 ‘무뢰한’을 알리는 자리에 나서기를 마다지 않았다.

류승완 감독은 이날 오승욱 감독과 함께 관객들이 영화에 갖는 궁금증에 직접 답했다. 또 자신이 왜 ‘무뢰한’에 빠졌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소개했다.

5일 오후 7시30분에는 배우 유지태가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관객과 만났다. ‘무뢰한’에 출연하지도, 제작진과 어떠한 인연도 없는 그는 오직 영화를 보고 그 매력에 빠져 관객과의 대화를 자청했다.

앞서 ‘무뢰한’ VIP 시사회를 찾아 영화를 감상한 유지태는 “오승욱 감독의 데뷔작인 ‘킬리만자로’를 감명 깊게 봤던 입장에서 오랜만에 정말 멋지고 잘 만든 영화를 본 기분”이라고 반겼다. 그 여운을 잊지 못해 결국 관객과의 대화에까지 참여하게 됐다.

‘무뢰한’이 감독과 배우의 시선을 빼앗는 데는 이 영화가 가진 ‘희소성’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영화계에서 만나기 어려운 힘 있는 이야기란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하드보일드 멜로’를 표방하는 영화는 어떠한 조미료도 치지 않고 순수한 본연의 맛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제목 그대로, 누군가에게 무뢰 할 수밖에 없는 인물들이 한 데 얽힌 가운데서 처절하게 피어나는 사랑의 감정을 다루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영화가 가진 이런 덕목을 가장 먼저 알아본 이들은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인기 감독들이다.

‘올드보이’ ‘박쥐’의 박찬욱 감독은 “사랑의 진짜 감정이 뭔지를 보여주는 영화”라고 했고, ‘설국열차’ ‘괴물’의 봉준호 감독은 “예의 없는 캐릭터들로 꽉 찬 영화이지만 오히려 실낱 같은 인간에 대한 예의를 다루고 있다”고 평했다.

주인공 전도연을 향해 꺼내는 평가는 ‘호평’, 그 이상이다.

“내가 본 연기 중 가장 좋았다”(박찬욱), “이 영화 최고의 스펙터클은 전도연의 얼굴이 클로즈업 돼 있을 때”(봉준호) 등 평가가 이어졌다.

아트하우스의 한 관계자는 5일 “재관람을 넘어 3차, 4차 등 중복 관람한 관객이 상당수”라며 “팬들을 중심으로 SNS에 ‘무뢰한’ 커뮤니티가 개설돼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도심 곳곳을 찾는 ‘순례’의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주말이 시작된 5일부터 일요일인 7일까지 ‘무뢰한’은 전국 200여개 극장에서 상영된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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