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영화 ‘타짜’ 제작 차승재, 국고보조금 횡령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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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교육장비 값 부풀려 수억 챙겨”… 새정치聯 진선미 의원이 신원보증
車씨 출국금지 풀려 4월 訪中도

‘타짜’와 ‘살인의 추억’ 등을 제작한 차승재 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55·사진)가 수억 원의 국고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차 교수가 수사 도중 사업차 중국에 가야 한다며 현직 국회의원의 신원보증을 받아 출국 금지를 해제 받았던 사실도 드러났다.

3일 한국산업인력공단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차 교수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장 등을 지내기도 한 차 교수는 서울 마포구 A사단법인에 지원된 국고보조금 가운데 수억 원을 다른 영화계 인사들과 공모해 횡령·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법인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산업인력공단의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사업으로 35억 원가량을 지원 받았다. 상당수 영화 제작 인력이 열악한 근로여건에서 일하는 가운데 교육·훈련을 지원하려 투입한 국가 예산이다.

경찰은 이 법인이 사업 초기 교육 장비 등을 사는 과정에서 차 교수가 일부 중고물품의 가격을 부풀려 차액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 교수 측은 문제가 되고 있는 구매비 차액은 이미 돌려줬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경찰은 곧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차 교수와 친분이 있던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신원보증을 서 차 교수의 출국 금지 해제를 도왔던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차 교수를 수사하며 2월 12일부터 출국을 금지했다. 이후 매달 세 차례에 걸쳐 이를 연장했는데 4월 14일 차 교수가 사업차 중국을 방문해야 한다며 진 의원의 신원보증을 첨부해 경찰에 출국 금지 해제를 요청한 것이다. 결국 실제로 출국 금지 조치가 풀렸고 차 교수는 중국에 다녀왔다.

복수의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국회의원이 신원보증까지 서면서 출국 금지가 해제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차 교수와 진 의원은 2013년 12월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당시 의원)의 북콘서트를 함께 진행한 바 있다. 또 차 교수는 진 의원이 비례대표로 당선된 19대 총선 당시 새정치연합(당시 민주통합당)의 비례대표 후보 추천 심사위원을 지냈다.

차 교수는 최근 통화에서 “수사 진행 상황을 잘 모르고 입장을 밝히고 싶지도 않다. 진 의원과는 잘 모른다”고 답했고 이후에는 응답하지 않았다. 신원보증과 관련해 진 의원 보좌관은 “사업상 어려움이 있다는 사정을 알고 도운 것으로 알고 있다. 의원실에는 종종 신원보증 민원이 들어오며 (이번 출금 해제 신원보증이) 특별한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민 kimmin@donga.com·김도형 기자
#타짜#차승재#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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