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부진 제조업 재고율 6년만에 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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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출하 못하고 창고 보관 늘어… OECD, 한국성장률 3.8→3.0% 낮춰

한국 경제를 견인해온 ‘수출 한국호’가 방향을 잃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제조업체의 출하 대비 재고 비율(재고율)은 126.5%로 3월보다 2.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금융위기의 충격이 실물경제로 확산되기 시작한 2009년 1월(126.5%) 이후 6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재고율이 높다는 것은 글로벌 경기 부진의 여파로 무역시장에서 수요가 줄어 기업이 제품을 생산해도 이를 창고에 쌓아둔다는 의미다.

한국의 수출 성장세가 꺾인 것은 대외 환경의 영향이 크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전후로 세계 교역 성장률은 6.3%(2000∼2008년)에서 2.7%(2011∼2014년)로 급감했다. 한국 수출의 25%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의 수입 증가율 역시 이 기간 24.3%에서 4.0%로 대폭 줄었다. 이에 따라 이 기간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11.9%에서 1.0%로 급감했다.

더 큰 문제는 한국 수출을 이끌어온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이 저가의 중국산과 선진국 제품 사이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는 점이다. 석유화학과 철강 역시 과잉 공급에 직면해 단기간에 회복될 기미가 없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 엔저로 막대한 이익을 낸 일본 기업들이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을 통해 만들어낸 고부가가치 제품을 들고 세계 시장에 등장하면 우리 기업들은 ‘수출 패닉’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날 수출 감소와 원화 강세, 민간소비 부진을 이유로 들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8%에서 3.0%로 낮췄다.

정세진 mint4a@donga.com·강유현 / 세종=홍수용 기자
#수출부진#제조업#재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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