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지도자의 성격으로 외향성이 더 낫다는 편견 버려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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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는 외향적이어야 할까? 통념은 그렇지만 실제로 꼭 그렇지는 않다.

구성원이 수동적인 경우에만 외향적인 성격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능동적인 구성원들에게는 외향적인 성격이 오히려 해가 된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은연중에 활동적이고 외향적인 사람을 지도자로 선출해야 한다는 통념을 갖게 됐을까.

미국 다트머스대 연구진은 이렇게 편향된 통념이 왜 발생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최근 미국 동북부의 경영학석사(MBA) 프로그램 신입생 284명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사회연결망을 조사했다. 1차 조사에서는 참가자들이 점심이나 저녁 등 비공식적인 사회활동을 함께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제시하도록 했다. 2차 조사에서는 참가자들의 5가지 유형의 성격(외향성, 개방성, 성실성, 친화성, 신경성)에 대한 정보도 수집했다.

연구 결과 외향적인 성향이 강할수록 친구의 수가 많았다. 또한 다른 사람들로부터 친구라고 인용되는 빈도도 높았다. 이를 통해 외향적인 사람이 실제보다 더 많은 것처럼 지각되는 ‘연결망 외향성 편향(Network Extraversion Bias)’이 드러났다. 이 편향은 심리적으로 사람들의 행동과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외향적인 사람이 다수라고 지각하면 사람들은 외향성을 사회규범으로 여기고 이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려 한다.

외향성에 대한 과대평가는 이러한 성격이 사회적으로 보다 바람직한 것으로 오판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기업 내 지도자의 자질로 외향성과 내향성이 똑같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외향적인 사람이 발탁되는 사례가 더 많다. 이는 경영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성격에는 좋고 나쁨이 없다. 사교적이고 붙임성이 유리한 상황이 있고, 과묵하고 조용한 것이 장점이 될 때도 있다. 심지어 낯선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영업직에서조차 외향성이 반드시 유리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외향성을 과대평가하지 않기 위한 의도적인 노력과 더불어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안도현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dohyun@SocialBrain.kr
#지도자#외향성#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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