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DGB금융지주, 사업확장만 ‘속도’ 직원복지는 ‘뒷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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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상하이 등 해외진출 활발… 캐피탈 등 6개 자회사 거느려
대구은행 급여수준 갈수록 저하… “직원 희생시키고 사업확장”지적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DGB생명 본사. DGB금융지주는 올해 1월 이 자회사를 출범시킨 이후 전국 영업망을 넓히는 등 사업 영역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DGB금융지주 제공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DGB생명 본사. DGB금융지주는 올해 1월 이 자회사를 출범시킨 이후 전국 영업망을 넓히는 등 사업 영역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DGB금융지주 제공
대구은행 직원들의 올해 1분기(1∼3월) 평균 급여가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대구은행이 계열사 확장에만 주력하고 직원 복지는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공시한 각 은행의 1분기 사업보고서를 보면 대구은행 직원 1명이 1∼3월에 받은 평균 급여는 1600만 원이다. 남성은 2100만 원, 여성은 1100만 원으로 2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월별로 계산하면 남성은 700만 원, 여성은 366만 원 정도다.

이 기간 평균 급여가 가장 많은 곳은 부산은행이다. 분기 평균 1900만 원(월 630만 원)을 직원에게 지급했다. 남성은 2500만 원, 여성은 1300만 원으로 대구은행보다 200만∼400만 원 많았다. 경남은행(1800만 원) 광주은행(1800만 원) 전북은행(1700만 원) 등도 대구은행을 앞질렀다. 2013년 이전 지방은행 가운데 급여 수준이 상위권이었던 대구은행은 선두 경쟁을 벌이는 부산은행과 격차가 벌어진 데다 다른 지방은행에도 밀린다. 은행의 수익성과 성장성 부문이 좋지 않아 경영 정체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분기 경영 실적이 나아진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크다. 신한은행(3200만 원) 외환은행(2700만 원) 우리은행(2400만 원) 등과 격차가 벌어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공시된 은행별 평균 급여는 직원들 근속기간과 기본급 및 성과급 등에 따라 차이가 커질 수 있다. 임금 수준은 경영 효율성과 복지 수준 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DGB금융지주 안팎에서는 사업 영역 확장 속도만 높이고 직원 복지를 외면한다는 불만이 나온다. 대구은행의 그룹 비중은 90% 이상이지만 직원의 급여 수준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1분기 순이익 1056억 원 가운데 907억 원이 대구은행에서 나왔지만 구조조정 등으로 60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한 간부는 “경영진이 조직효율화를 내세워 추진했지만 그룹 계열사를 키우려고 직원을 희생시켰다는 뒷말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DGB금융지주는 올해 1월 비은행 사업의 핵심으로 키울 DGB생명을 출범시켰고 지난해 12월 베트남 호찌민 영업사무소와 2012년 중국 상하이(上海) 지점 개소 등 해외 진출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2012년 출범한 DGB캐피탈은 부산 창원 울산에 지점을 여는 등 경남지역 영업망을 확충하고 있다.

2011년 5월 대구은행 대구신용정보 카드넷 3개 자회사로 출발한 DGB금융지주는 현재 DGB캐피탈 DGB데이터시스템 DGB생명 등 6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은행에 집중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경기 변화의 대응력을 높인다는 목표로 2017년까지 전국 영업망을 갖춘 자산운영사와 증권사도 인수할 계획이다. 몇몇 직원은 “지방의 대표적 금융기관이라는 자부심이 공허한 것 같아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DGB금융지주#사업확장#직원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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