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인사이드] 다저스의 트레이드 손익계산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3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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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선수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LA 다저스 선수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시즌 개막 후 줄곧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지켰던 LA 다저스가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거센 도전에 선두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홈에서는 막강 위용을 뽐내고 있지만 원정에서는 맥을 추지 못하는 패턴이 계속 이어진 탓이다. 다저스는 지난달 26~28일(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 3연전에서 2승1패로 위닝시리즈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서 덜미를 잡혔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주말(5월 30일~6월 1일) 원정 3연전에서는 로테이션 순서상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가 빠진 가운데 1승을 따내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리고 2일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출격시켜 콜로라도 로키스를 11-4로 대파했지만, 3일 더블헤더에서는 1승1패를 기록했다. 두 팀의 격차는 2경기 차다.

● 우리베 트레이드 그 이후

류현진의 단짝 후안 우리베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둥지를 옮겼다. 지난달 28일부터 열린 3연전 마지막날 우리베는 브레이브스의 3루수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하루 만에 덕아웃이 바뀌었지만 우리베는 4년 여간 그에게 성원을 보냈던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우리베가 팀을 떠난 후 다저스는 3일까지 3승4패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베를 주전 3루수 겸 5번 타자로 중용한 브레이브스는 4승3패를 올렸다. 특히 자이언츠와의 원정 4연전에서 우리베는 3차전과 4차전에서 각각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친정 팀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시즌 초반 부진으로 저스틴 터너에게 밀려 출전 시간이 현격하게 줄어 벤치 멤버로 전락했던 우리베는 브레이브스 유니폼을 입고 난 뒤 꾸준히 출전 시간을 보장받더니 최근 4경기에 홈런 2개와 5타점을 쓸어 담아 팀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덕분에 브레이브스(26승26패)는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서 1위 워싱턴 내셔널스에 2.5경기 차로 3위를 달려 워싱턴과 뉴욕 메츠의 2파전으로 펼쳐지던 디비전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이던 2005년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이던 2010년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우리베는 이제 다저스가 아닌 브레이브스에서 개인 통산 3번째 우승 반지를 노리고 있다.

● 그란달-켐프 트레이드 중간 정산

지난 오프 시즌 다저스는 대형 트레이드를 연달아 성사시켰다. 키스톤 콤비 핸리 라미레스와 디 고든이 떠난 자리에 노장 듀오 지미 롤린스와 하위 켄드릭으로 물갈이를 했다. 무엇보다 팬들에게 가장 충격적인 소식은 지난 시즌 후반기에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활약을 펼쳤던 맷 켐프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한 것이었다. 더욱이 그의 트레이드 카드는 신예 포수 야스마니 그란달이어서 더욱 놀라움이 컸다. 그란달이 풀타임을 소화한 것은 지난 시즌이 처음이었기 때문. 15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파워를 인정받았지만 타율은 0.225로 형편없었고, 377타수에서 당한 삼진은 무려 115개나 됐다. 타율 0.287, 25홈런, 89타점을 올린 켐프의 성적과 너무나 큰 차이가 났다. AJ 엘리스의 노쇠화로 포수 보강이 절실했지만 켐프를 내주고 영입하기엔 그란달의 기량에 위문 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 현재까지 성적을 비교해보면 다저스가 남는 장사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일 현재 켐프는 생애 최저인 타율 0.242에 그치고 있다. 투수 친화적인 구장으로 유명한 펫코파크를 홈구장으로 쓰는 탓인지 홈런은 단 1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26타점을 올려 기회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벌써 3개의 에러를 저질러 수비율도 0.973에 불과하다. 반면 엘리스를 제치고 다저스의 주전 포수로 자리매김한 그란달은 타율 0.287, 5홈런, 20타점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19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는 엘리스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36경기에서 마스크를 쓰면서 단 1개의 에러만을 기록 중이다.

그란달은 지난달 8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8회와 9회 각각 3점 홈런포를 터뜨리는 등 4타수 4안타 8타점으로 브루어스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또한 지난달 31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는 1-1로 동점을 이룬 6회초 통렬한 결승 3점 홈런포를 터뜨려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상대투수가 올 시즌 7승에 방어율 1.87로 맹위를 떨치던 마이클 와카여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이날은 방망이뿐만 아니라 투수 리드 능력도 한 층 원숙해진 모습을 보였다. 이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4이닝 10실점으로 처참하게 무너졌던 카를로스 프리아스가 7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시즌 4승째를 따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지금 추세라면 특별한 부상이 없는 한 클레이튼 커쇼가 등판하는 경기 외에는 그란달이 마스크를 쓸 전망이다.

야시엘 푸이그와 칼 크로퍼드가 부상으로 팀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지만 안드레 이디어, 알렉스 게레로, 스콧 밴 슬라이크 등의 분전으로 켐프의 공백을 너끈히 메운 덕에 그란달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더욱 빛나고 있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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