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비 더 안주면 신고”…보이스피싱 조직 돈 뜯어낸 50대女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3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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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조직원을 협박해 돈을 뜯어낸 인출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포통장을 빌려준 뒤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수고비 1000만 원과 보이스피싱 피해금 3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최모 씨(58·여)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최 씨는 지난 26일 정오 무렵 “거래 실적을 올려 대출을 할 수 있게 해 줄 테니 통장으로 돈이 들어오면 전달해 달라”는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았다. 속아 넘어간 척 연기 해 인출책이 된 최 씨는 통장과 신분증, 도장을 들고 다음날 오전 10시 경 서울 강동구 천호역에서 현금 회수책을 만났다. 최 씨는 사기 피해금 5000만 원이 통장에 들어오자 3000만 원을 자신 명의의 다른 통장에 이체 시켜놓고 2000만 원만 찾아 건넸다. 현금회수책에게는 “은행 창구에 현금이 모자라 나머지는 다른 은행에서 찾아야 한다”고 거짓말을 했다.

최 씨와 함께 택시를 타고 서울 시내 곳곳으로 돌아다니던 현금 회수책은 돈을 받지 못할 것을 염려해 “사실 우리는 보이스피싱 조직이고 주변에 조직원이 쫙 깔렸다”며 2000만 원 중 500만 원을 최 씨에게 수고비로 떼 줬다. 그러나 최 씨는 “수고비가 적다”며 “더 주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거나 나머지 돈을 주지 않겠다”고 협박해 500만 원을 더 뜯어냈다. 나머지 3000만 원을 찾아오겠다는 핑계로 현금 회수책을 따돌린 최 씨는 돈을 인출하려다 곧바로 경찰에 체포됐다. 두 사람의 대화를 수상히 여긴 택시 기사가 경찰에 신고를 한 것이다. 최 씨가 가로챈 4000만 원을 피해자에게 돌려준 경찰은 보이스피싱 다른 조직원을 쫓고 있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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