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 밝히는 왕별들의 잔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광주유니버시아드 D-30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연세대), ‘뜀틀의 신’ 양학선(23·수원시청), ‘배드민턴 왕자’ 이용대(27·삼성전기), ‘미녀 궁사’ 기보배(27·광주시청)….

한국 스포츠를 대표하는 젊은 별들이 한꺼번에 ‘빛고을’ 광주에 뜬다. 7월 3일부터 14일까지 광주와 전남북 일원에서 열리는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이 여름과 겨울로 나눠 주최하는 이 대회는 1959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처음 열렸고 이번이 28번째 여름대회다. 광주 대회에는 약 170개국에서 1만3000여 명의 선수단이 출전한다. 1만1759명이 참가한 2013 카잔(러시아) 대회를 넘어 역대 최대 규모다. 1회 대회부터 참가한 한국은 1997년 무주·전주에서 제18회 겨울대회를, 2003년 대구에서 제22회 여름대회를 개최했다.

‘대학(University)’과 ‘올림피아드(Olympiad)’의 합성어인 유니버시아드는 순수 대학생 스포츠 행사로 출발했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엘리트 선수들을 출전시켜 왔다. 그해 1월 1일 현재 17세 이상 28세 이하의 대학생과 대학원생, 대회 전년도에 학위를 받은 졸업생들이 출전할 수 있다. 실업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양학선, 이용대, 기보배 등은 현재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유도 왕기춘(27·양주시청), 핸드볼 김온아(27·인천시체육회)도 마찬가지다.

벌써부터 광주 유니버시아드 최고 인기 스타로 꼽히는 손연재는 최근 타슈켄트 월드컵에서 개인종합 3위, 후프 3위를 기록하며 발목 부상에 대한 우려를 씻어 냈다. 2013년 카잔 대회에서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첫 메달(은)을 딴 손연재는 안방에서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이용대는 고향인 전남 화순(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에서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훈련장은 2012년 완공된 ‘이용대 체육관’이다. 양학선은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부상으로 은메달을 땄던 아쉬움을 이번 대회에서 털어 내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인천 아시아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기보배는 4월 선발전에서 대표팀에 복귀했고, ‘제2의 고향’ 광주에서 금빛 과녁을 조준한다.

유니버시아드는 무명 선수들이 스타로 거듭나는 등용문이다.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48%가 유니버시아드에서 메달을 땄다. 1991년 셰필드(영국) 대회에서 우승하며 마라톤계를 놀라게 했던 황영조는 이듬해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제패하며 세계적인 마라토너로 우뚝 섰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최민호는 1999년 대회에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이원희는 2003년 대회에서 각각 금메달을 목에 걸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기보배 역시 2011년 중국 선전 대회에서 우승한 뒤 이듬해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리듬체조 이다애(21·세종대), 체조 박민수(21·한양대), 양궁 최미선(19·광주여대)이 손연재 양학선 기보배의 뒤를 이어 새로운 스타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올해 상지대에 입학한 ‘테니스 깜짝 스타’ 정현(19·삼성증권 후원)의 출전 여부도 관심사다. 6월 29일 개막하는 윔블던에 출전하는 정현은 한국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3회전에 진출하면 광주에 올 수가 없다.

이번 대회에는 총 21개 종목에 272개 금메달이 걸려 있다. 전 종목에 역대 최다인 525명(선수 387명, 임원 138명)이 출전하는 한국은 금메달 25개 이상을 따 종합 3위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3년 대구에서 처음 3위를 차지한 한국은 직전 대회(2013년)에서 러시아-중국-일본에 이어 4위를 했다. 북한은 육상, 다이빙, 체조, 탁구, 유도, 여자축구 등 8개 종목에 선수 75명, 임원 33명 등 총 108명의 선수단을 보낼 예정이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광주유니버시아드#D-30#손연재#양학선#이용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