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감염까지… 방심 뚫은 메르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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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2명-3차감염 2명… 확산 비상
당국, 4명 모두 초기 격리안해… 감염자 7명 늘어 총 25명으로
전국 휴업 유치원-학교 149곳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한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하고, 세계적으로 드문 3차 감염자까지 확인되면서 메르스가 계속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 메르스와 관련해 빗나간 전망을 해 왔고, 확실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보건 당국에 대한 불신도 더욱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일 “지난달 15∼17일 최초 감염자(1번 환자)와 경기 P병원 동일 병동 내 다른 병실에 입원해 있던 6번 환자(71)가 1일 오후 11시경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폐 질환과 신장 질환을 앓아 왔으며 메르스에 감염된 직후부터 호흡곤란을 겪는 등 불안정한 상태를 보여 왔다. 복지부는 메르스 의심환자 상태에서 1일 오후 6시경 사망했던 57세 여성(25번 환자)도 유전자 검사 결과 메르스 감염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3차 감염자 2명(23번, 24번 환자)은 P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16번 환자(40)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달 28∼30일 P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에서 16번 환자와 같은 병실에 입원했다.

사망자 2명과 3차 감염자들은 모두 1번 환자가 파악된 직후에는 보건 당국의 격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당시 보건 당국은 1번 환자와 2m 이내 거리에서 1시간 이상 접촉한 사람만 격리 대상으로 설정했고, 지난달 28일이 돼서야 격리 대상자를 대폭 확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건 당국의 관리 범위에서 벗어나 있었던 환자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감염자들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부 교수는 “3차 감염자가 증가하고, 최악의 경우 메르스가 지역사회로 전파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전파력이 강해졌는지를 비롯해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 등도 짚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건 당국은 메르스가 더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가 격리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준 129명이던 자가 격리 대상은 2일 750여 명까지 늘어났다. 현재 추세라면 곧 1000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3∼5일 휴업에 들어가는 유치원과 초중고교도 늘고 있다. 경기지역의 경우 유치원 57곳, 초중고교 84곳, 특수학교 1곳, 대학교 1곳 등 143곳이 휴업에 들어간다. 충북지역에서는 초등학교 5곳, 충남지역에서는 유치원 1곳이 휴업에 들어간다. 이날 휴업을 결정한 경기지역의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불안에 떨기보다 집에서 안전하게 지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학교운영위원회 회의를 거쳐 휴업을 결정했다”며 “상황을 지켜보며 휴업 연장도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2일 기준 국내 메르스 감염자는 전날보다 7명 늘어나 총 25명(사망자 2명 포함)이 됐다. 전체 환자 수(사망자 포함) 기준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1002명)와 아랍에미리트(76명)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이세형 turtle@donga.com·김수연 / 수원=남경현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 예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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