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학부모들 ‘메르스 휴업’ 요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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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비상/감염 확산 어디까지]
“감염 의심 학생 등교정지 조치” 경기교육청, 학교에 긴급공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처음으로 숨진 경기 지역에서 휴업을 결정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임시로 문을 닫는 학교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사망자가 발생한 병원 주변의 초등학교 1곳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휴업을 실시했다. 기간은 5일까지다. 이날 오전 주변의 다른 초교 26곳도 3일부터 5일까지 휴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이들 학교는 긴급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임시 휴업을 결정한 뒤 경기도교육청에 보고했다. 같은 지역 유치원 8곳도 역시 같은 기간 휴업하기로 했다.

오후 들어 중고교는 물론 다른 지역 초등학교까지 휴업 결정에 가세하면서 전체 휴업 학교는 84곳으로 늘었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 특정 병원과 학교 심지어 사설 학원 이름까지 거론되면서 ‘메르스 확진자가 나왔다’는 메시지가 급속히 전파되는 등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기남부에 사는 학부모 이유정 씨(45)는 “중학교 1학년 딸이 다니는 수학학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문이 엄마들 사이에 돌고 있다”며 “학교뿐 아니라 학원들도 쉬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오전 각급 학교에 긴급 공문을 전달했다. 메르스 유사증상자(38도 이상 발열) 또는 의심환자, 역학조사 대상자 발생 시 학교장 재량에 따라 해당 학생에 대해 ‘등교 중지’ 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했다. 또 각급 학교는 학생 가족 중 최근 중동 지역을 다녀온 사실이 있는지 또는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대상자가 있는지 파악해 건강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토록 했다. 중동 지역을 여행한 학생에게는 등교 중지를 내린 뒤 14일간 자가 격리토록 해야 한다. 경기도교육청은 지금까지 과 단위에서 관련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비상대책반을 운영하다가 이날부터 메르스 대책반을 확대 편성하고 종합 대책 수립 및 학교 현황 파악에 나섰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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