創農시대… 농식품 스타벤처 2년내 30개 키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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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창업 생태계 활성화 대책’ 발표

2일 ‘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출범한 가운데 정부가 대표적인 1차 산업인 농업에도 창조경제를 본격 도입하기로 했다. 1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농식품(농업과 식품을 아우르는 개념)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을 쉽게 하는 등 농업을 통한 창조, 즉 창농(創農)을 대대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연 매출이 1조 원에 육박하는 이스라엘의 농업기업 ‘네타핌(Netafim)’과 같은 스타 농업벤처를 육성하는 게 목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일 기획재정부와 미래창조과학부, 금융위원회, 중소기업청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농식품 벤처 창업 생태계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농식품부가 농식품 벤처 육성에 나선 것은 성장 여력이 큰 농식품 벤처 분야가 아직도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농식품 벤처 수는 1200여 개로 전체 벤처의 4.6%에 그치고 있다. 농식품 벤처 창업 건수도 2012년 144건, 2013년 103건, 2014년 63건으로 계속 감소세다. 이는 농식품 분야가 여전히 전통산업이라는 인식이 큰 데다 아이디어와 사무실만 있으면 창업이 쉬운 다른 분야에 비해 작물재배 공간 등 아이디어의 사업화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업 분야에 첨단기술을 결합하고, 적절한 지원을 한다면 충분히 우량기업들을 육성할 수 있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판단이다. 민연태 농식품부 창조농식품정책관은 “정보통신기술(ICT), 생명공학(BT), 문화 콘텐츠 등과 접목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젊은 인력의 유입은 농업이 미래 산업이 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에서는 혁신적 농업기술을 가진 벤처기업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네타핌은 물이 부족한 이스라엘 여건을 역(逆)이용해 세계 최초로 점적관수(땅속에 파이프를 묻어 식물 뿌리에 필요한 만큼의 물만 공급해 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 기술을 개발해 9200억 원의 연 매출을 올리고 있다.

농식품부는 ‘제2의 네타핌’을 육성하기 위해 우선 전남 여수의 전남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농식품 벤처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농식품 벤처창업 지원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그동안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나 6차산업활성화지원센터 등 여러 기관에서 추진했던 농식품 창업지원 사업을 통합해 창업 정보 제공과 창업 실습 교육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또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농식품 제품 개발과 유통을, 네이버가 맡은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농업 빅데이터 분석을 지원받는 등 지역별 창조센터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또 농식품부는 100억 원 규모의 ‘농식품 아이디어 창업 펀드’를 GS그룹과 함께 조성해 창의적인 사업 아이템을 지닌 농식품 벤처에 쉽게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펀드 수익이 나지 않아도 투자운용사에 성과보수를 지급하도록 하는 등 펀드 운용 조건을 완화해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농식품 벤처가 일반 투자자로부터 십시일반으로 가칭 ‘티끌모아 투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크라우드 펀딩(소액 투자자들의 인터넷을 통한 투자)을 도입할 계획이다.

한편 농식품부는 농식품 창업 경진대회를 통해 2017년까지 ‘농식품 스타벤처’ 30개와 우수 6차 산업(1, 2, 3차 산업의 특징을 모두 가진 산업) 종사자 등을 발굴해 육성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대책이 차질 없이 추진되면 2020년까지 전체 벤처기업 중 농식품 벤처 비중이 10%로 높아지고 신규 일자리가 1만2000개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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