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 ‘분양형 호텔’ 우후죽순 수익률 악화 우려 높아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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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가 객실별로 소유권을 갖는 분양형 호텔이 제주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안정적인 수익률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연 2%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분양형 호텔 중 상당수는 짧게는 1∼2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 연 10∼12%의 고수익을 내세워 투자자를 유치하고 있다. 하지만 숙박시설 과잉에 따른 운영난으로 약속했던 수익률을 못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시행사와 시공사가 분양 실패 등으로 부도가 나면 투자금이 묶일 수도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제주에서 영업하거나 분양을 준비하는 분양형 호텔은 32곳, 8615실이다. 객실 수로는 전국 분양형 호텔 2만3388실의 36.8%를 차지한다. 제주지역 분양형 호텔은 2011년 257실을 시작으로 2013년 2009실, 2014년 5092실로 급증했다. 제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괜찮은 숙박시설이 모자라고 오피스텔 수익률 하락에 따른 대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분양형 호텔이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숙박업소가 급증한 대신 관광객 증가율이 둔화돼 객실 가동률이 떨어지면 수익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제주지역 숙박시설은 관광호텔, 휴양펜션, 농어촌민박 등 4만 실 규모이며 2018년에는 5만8000여 실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측은 분양형 호텔 가동률이 65%면 수익률을 5.1%로 추정하고 있다. 경쟁이 심해져 객실료를 낮추거나 대출금리가 인상되면 수익률은 더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분양형 호텔은 준공 후 전문운영사에서 호텔을 운영 관리하고, 발생한 수익의 일부를 배분받는 수익형 부동산의 일종으로 공중위생관리법에 근거한 숙박시설이다. 투자자는 서울 강남과 수도권 신도시 거주자로 5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분양형 호텔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알려지면서 사업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다. 분양금 대비 대출 비중이 높고 투자자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가 없어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분양형 호텔#우후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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