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3차 감염자 발생…‘팬데믹(대유행)’ 위험성 경고

  • 동아닷컴
  • 입력 2015년 6월 2일 1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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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 가운데 2명이 숨지고 3차 감염자까지 발생하면서 정부의 방역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지역사회의 불특정다수로 번져나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최악의 사태가 올 수도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중동을 오가면서 메르스를 직접 연구하고 진단키트를 개발한 전문가인 송대섭 고려대 약학대학 교수는 2일 MBC라디오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메르스 3차 감염자 발생과 관련해 “(3차 감염이 병원을 벗어나 지역사회로 전파가 되는) 그 사태가 되면 팬데믹(pandemic·대유행)으로 가는 전초전이기 때문에 정말로 최악의 상황으로 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메르스 3차 감염자 발생에 대해 크게 우려하며 “저조차도 3차 감염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여러 연구결과를 볼 때 사람 대 사람의 감염 시 바이러스 감염률이 굉장히 떨어지기 때문에 3차 감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미 3차 감염자가 확인이 된 상황이라 상당히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메르스 3차 감염자가 발생하고 확진환자가 25명으로 증가한 것에 대해서는 “메르스 바이러스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했던 연구자로서 지금 국내 상황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봤을 때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굉장히 짧은 시간 내에 예상을 벗어나는 너무 많은 감염자 수가 나오고 있고 3차 감염자까지 나온 상태여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메르스 공기감염에 대해서는 “공기감염이 가능하다면 지금 보다는 폭발적으로 감염이 되는 게 맞기 때문에 아직은 공기전파라고 단언하기에는 좀 힘든 부분이 있다”면서 “지금 이 정도의 전파속도는 공기전파의 속도에 해당하는 발생자 수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덧붙여 “메르스 바이러스가 세상에 알려진지 3년밖에 안 돼 인플루엔자와 비교해 연구의 양이라든가 깊이로 볼 때 사소한 것도 안 밝혀진 게 너무 많다”며 “이 질병 자체가 풍토병처럼 사우디를 중심으로 중동에서만 발생을 했기 때문에 너무 모르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정체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

당국의 대처와 관련해선 “(현재 주요 단백질의 염기서열 분석만 한 상태이기에) 빨리 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해서 이 바이러스가 정말 중동 바이러스와 똑같은 것인지 아니면 변이가 있는 것인지 이런 것에 대한 판단이 빨리 서야 좀 더 확실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며 “만약에 중동바이러스에서 변이가 생긴 바이러스로 확인이 되면 그것에 준하는 좀 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방역대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메르스 바이러스 확산 방지와 관련해선 “(당국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서 좀 더 적극적이고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고 개인은 SNS 괴담 같은 것에 현혹되지 말고 개인위생 등에 신경 쓰는 등 기본(면역력을 키우는 생활습관)으로 돌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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