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다른 ‘슈베르트의 두 얼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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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 대가’ 피아니스트 쿠퍼… 21일 첫 방한 무대… 농익은 연주
클래식 아이돌 ‘앙상블 디토’… ‘젊은 슈베르트’ 다양하게 선봬

젊음과 원숙함, 남성과 여성, 앙상블과 리사이틀. 색깔 다른 두 공연을 이어주는 것은 ‘슈베르트’다. 국내의 젊은 클래식 연주자들이 선보이는 ‘디토 페스티벌’과 이모젠 쿠퍼의 독주회다. 공연의 대비되는 특징에서 짐작되듯 ‘슈베르트의 두 얼굴’을 볼 수 있는 자리다.

처음으로 방한하는 이모젠 쿠퍼(66)는 ‘위대한 슈베르트 해석자의 반열에 올려놔도 손색이 없다’(영국 그라머폰)는 평을 듣는 영국의 피아니스트다. 많은 연주자가 어린 시절 ‘신동’으로 주목받는 데 비해 쿠퍼는 대기만성형의 연주자로 꼽힌다. 실제로 그의 ‘전공’으로 꼽히는 슈베르트 해석은 쿠퍼가 20대에 오스트리아의 명피아니스트 알프레드 브렌델과 만나 공부하면서 초석을 둔 것이다. 그는 1980년대 후반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등을 녹음한 음반에 이어 2010년 내놓은 슈베르트 후기 작품 음반을 통해 ‘슈베르트의 대가’로 자리매김했다. 작곡가 자신은 31세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했지만 슈베르트의 작품에는 젊은이답지 않은 회한과 쓸쓸함이 담겨 있다. 슈베르트 피아노 작품의 이런 시적이고 사색적인 특징을 이모젠 쿠퍼의 농익은 연주가 잘 살린다는 평이다. 21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독주회에서는 슈베르트 12곡의 독일춤곡과 피아노 소나타 A장조를 연주한다. 4만∼8만 원. 02-2005-0114

디토페스티벌의 주제는 ‘슈베르티아데’다. ‘슈베르트의 밤’이란 뜻으로 슈베르트와 친했던 시인, 작가, 배우 등 친구들의 모임을 가리킨다. 리처드 용재 오닐, 스테판 피 재키브, 마이클 니컬러스 등 젊은 클래식 아이돌 ‘앙상블 디토’가 이끌어온 이 행사는 올해 슈베르트의 작품들을 다양하게 선보인다. 음악평론가 박제성 씨는 “슈베르트의 활발하고 왕성한 창작의 힘과 아름다움을 여러 악기를 통해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는 자리”라고 말한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겨울나그네’ 전곡을 연주하고(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베이시스트 정재일과 피아니스트 지용,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가 슈베르트의 ‘마왕’을 재해석한 무대를 마련한다(18, 19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 앙상블 디토가 슈베르트의 가곡 ‘죽음과 소녀’와 현대작곡가 조지 크럼의 ‘검은 천사들’을 한자리에서 연주한다(20일 오후 7시 LG아트센터). 일정과 프로그램은 홈페이지(www.dittofest.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3만∼10만 원. 1577-5266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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