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중심 ‘야신의 입’… 논란의 중심 ‘일구이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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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 과거 인터뷰 내용 들춰 “자기모순적 발언 많다” 비판

한화 김성근 감독(사진)은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다.

한국언론진흥재단 기사통합검색(KINDS) 서비스를 살펴보면 올 시즌 개막일(3월 28일) 이후 1일까지 ‘김성근’을 언급한 기사는 1099건이나 된다. 김 감독에 이어 두 번째로 언급이 많았던 KIA 김기태 감독(304건)보다 3.62배나 많다. 기사 수만 따지면 통산 400홈런을 눈앞에 둔 삼성 이승엽(334건)보다도 김 감독 인기가 3.29배 높다. 인기가 많다 보면 ‘안티 팬’도 늘어나는 게 당연한 이치. 안티 팬들은 ‘김 감독이 인터뷰를 너무 많이 하다 보니 자기 모순적 발언을 하는 일이 잦다’고 지적한다.

한 누리꾼은 ‘김성근 논란은 전부 김성근으로 반박이 가능하다’며 김 감독이 서로 어긋나는 발언을 한 인터뷰를 한군데 모아 인터넷 팬 커뮤니티에 올리기도 했다.

이런 식이다. 김 감독은 SK를 맡고 있던 2009년 8월 “한번 실수로 영원히 망가지는 게 투수 팔”이라고 인터뷰했다.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던 LG 봉중근이 SK를 상대로 등판한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뒤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기고 지는 단순한 문제 때문이 아니다. 그에겐 미래가 있다. 지금 너무 무리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그렇다면 왜 권혁은 혹사시키느냐는 게 안티 팬들 주장이다. ‘권혁이 너무 많이 던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김 감독은 “투수가 없어 어쩔 수 없다”고 인터뷰했다. 어떤 감독도 투수가 넘치는데 특정 투수만 등판시키지는 않는다는 게 안티 팬들 주장. 비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안티 팬들은 김 감독이 고양 원더스를 이끌던 2013년 “프로팀 지도자들이 ‘선수가 없다’고만 하지 (선수를 키우려고) 이렇게 노력하는지 궁금하다”고 인터뷰한 자료를 찾아내 김 감독을 공격하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해 11월에도 “선수가 없다는 건 프로에서 말이 안 된다”고 인터뷰했다.

김 감독의 ‘봉중근 발언’에 대한 비판은 2009년 9월 기사로도 이어진다. 봉중근이 결국 팔꿈치 통증을 이기지 못하고 조기에 시즌 아웃을 선언하자 김 감독은 “마지막까지 해야지. 팬들에 대한 결례 아닌가”라고 인터뷰했다. 그러면서 “3억∼5억 원의 연봉 받는 선수들이 아프다는 건 의무감이 없는 것이다. 아파도 운동장에 나서서 최선을 다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박 당시 LG 감독은 “남의 팀 선수 기용까지 참견하신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었다.

그밖에 김 감독이 2009년 한국시리즈 때 “KIA에서 시리즈 내내 사인을 훔쳤다”고 주장한 것 역시 도마에 올랐다. 바로 직전 플레이오프 때 사인 훔치기 논란이 불거지자 "(정규 시즌 때 롯데에서 우리가 사인을 훔쳤다고 하지만) 사인은 빼앗기는 팀이 잘못"이라고 인터뷰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내용을 두고 야구팬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안티 팬 쪽에서는 김 감독이야말로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스타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반면 김 감독을 옹호하는 팬들은 “필요한 기사 내용만 짜깁기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시기와 사정이 달라졌으니 충분히 말을 바꿀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래저래 당분간 ‘김성근’이라는 키워드 인기가 식을 일은 없을 모양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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