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드로윌슨센터에 ‘한국센터’ 10일 문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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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국제교류재단 33억원 출연… 한반도 냉전사-공공정책 연구

미국 워싱턴의 권위 있는 싱크탱크인 우드로윌슨센터가 10일 본격적인 한국 연구 조직인 ‘현대차-KF 한국 역사·공공정책 센터’의 문을 연다. 이미 한국국제교류재단(KF) 및 한국 기업들의 자금 지원을 받아 활발한 연구 사업을 벌이고 있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브루킹스연구소와 함께 워싱턴 한국 연구의 3파전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현대차 그룹이 200만 달러, KF가 100만 달러 등 모두 300만 달러(약 33억 원)를 출연해 그 수익금으로 운영되는 ‘현대차-KF 한국 역사·공공정책 센터’는 두 가지 점에서 기존 CSIS와 브루킹스연구소의 한국 연구 조직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단순한 정책 연구에서 탈피해 15년 동안 기반을 다져 온 한반도 냉전사 연구의 노하우와 성과물에 기반을 둔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실제로 윌슨센터의 한국 연구는 미국의 어느 연구기관보다 뿌리가 깊다. 2001년부터 윌슨센터 연구원으로 재직한 캐스린 웨더스비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1990년대 옛 소련 등 공산권의 비밀 해제 문서를 연구해 6·25전쟁이 북한과 소련, 중국이 정교하게 기획한 국제전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인물이다. 윌슨센터는 또 2006년부터 한국의 북한대학원대와 함께 ‘북한 국제 문서 조사사업(NKIDP)’을 계속해 러시아를 포함한 옛 동유럽 국가 문서고에서 잠자고 있던 10만여 건의 남북한 외교문서를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CSIS와 브루킹스연구소가 ‘한국 석좌(korea chair)’라는 이름으로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와 캐서린 문 전 웰즐리대 정치학과 교수를 임명한 것과는 달리 ‘현대차-KF 한국 역사·공공정책 센터’는 별도의 한국 연구 책임자를 지명하지 않았다. 개인의 명망보다는 조직의 시너지로 승부를 걸겠다는 시도다.

신설되는 센터의 실무적인 운영은 그동안 NKIDP 사업을 이끌어 온 제임스 퍼슨 역사·공공정책프로그램 부소장(역사학 박사)이 맡을 예정이다. 퍼슨 부소장은 “미국과 세계 속에 한국 역사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공공정책 논쟁의 틀을 제공하는 일관되고 장기적인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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