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라는 고래찾기 지쳐버렸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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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사냥’ 배창호 감독 지하철 투신… 차 바닥-선로사이 공간있어 목숨 건져
“시나리오 강박-수면장애 탓” 진술

영화 ‘고래사냥’으로 유명한 배창호 감독(62·사진)이 지하철역 승강장 철로 위로 투신했지만 전동차 바닥과 선로 사이 빈 공간에 떨어져 목숨을 건졌다.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배 감독은 1일 오전 5시 58분경 서울 강남구 분당선 한티역 왕십리 방면 승강장에서 선로로 떨어졌다. 경찰 조사에서 배 감독은 “영화 시나리오 작업 때문에 강박증이 생겼고, 수면장애가 와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에도 역 안에 홀로 있던 배 감독이 선로로 뛰어드는 장면이 잡혔다”며 “추락 이후 (배 감독은) 선로 가운데에 쓰러져 있었고 전동차가 그 위를 지나갔지만 다행히 전동차의 바닥과 선로 사이 공간에 있었기에 목숨을 건졌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얼굴 등에 가벼운 타박상을 입은 배 감독은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돼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가족은 외상보단 배 감독의 심리적·정신적 치유를 위해 입원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 감독은 ‘고래사냥’ ‘기쁜 우리 젊은 날’ 등의 대표작을 만들었고, 1980년대 충무로 황금기를 빛낸 감독으로 꼽힌다. 2004∼2007년 건국대 영화예술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대종상과 백상예술대상 감독상, 프랑스 베노데영화제 감독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엔 종교를 주제로 한 영화를 준비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고래사냥#배창호#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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