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몽골 ‘희망의 숲’ 나무 생존율 71%… “희망이 보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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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민간 주도로 5만그루 심어… 인천시 합류로 매년 1만그루 식재
유실수서 과일 수확 소득원 발굴… 모범 조림지로 주민들 사이서 인기

인천시, 인천녹색환경지원센터, 몽골인천희망의숲조성추진위원회, 중학생과 대학생, 일반인으로 구성된 자원활동참가단원들이 21일 몽골의 볼간아이막 다신칠링솜에서 나무를 심고 있다. 인천녹색환경지원센터 제공
인천시, 인천녹색환경지원센터, 몽골인천희망의숲조성추진위원회, 중학생과 대학생, 일반인으로 구성된 자원활동참가단원들이 21일 몽골의 볼간아이막 다신칠링솜에서 나무를 심고 있다. 인천녹색환경지원센터 제공
인천시와 시민단체가 황사와 사막화 방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펼치고 있는 ‘몽골 인천 희망의 숲’ 조성 사업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 몽골에 조성된 인천 희망의 숲의 나무 생존율이 71%에 달하고, 최근엔 유실수에서 과일까지 수확하기 시작했다. 몽골 주민의 새로운 농가 소득원으로 활용되자 현지에선 모범 조림지(造林地)로 평가하고 있다.

인천시와 인천대 부설 인천녹색환경지원센터, 몽골인천희망의숲조성추진위원회, 중학생과 대학생, 일반인으로 구성된 자원활동참가단 44명은 지난달 20∼24일 몽골의 볼간아이막(광역지자체), 다신칠링솜(기초지자체)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서북쪽으로 220km 떨어진 곳에 있는 다신칠링솜에서 나무를 심었다. 60cm 깊이의 구덩이를 판 뒤 거름을 넣고 나무를 심었다. 그리고 물구덩이에서 길어 온 물을 붓는 순서를 마지막으로 나무 심기를 마쳤다.

바람이 많이 부는 몽골의 특성에 맞게 방풍림 역할을 하는 포플러를 조림지 가장 외곽에 심었다. 이어 중간지대엔 몽골의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는 비술나무를 심었다. 또 비타민 나무로 불리는 차차르간이라는 유실수도 심었다. 열매는 사과의 200∼800배에 달하는 비타민과 인삼보다 4배 많은 사포닌을 함유하고 있어 몽골의 인기 과실수다.

자원활동참가단 단원으로 몽골을 다녀온 곽영국 씨(25·인천대 건축학전공 4년)는 “몽골에 심은 작은 나무 한 그루가 무럭무럭 자라 매년 우리나라에 피해를 주는 황사를 줄여줄 것이라는 마음으로 나무를 심었다”고 말했다.

시와 인천녹색환경지원센터는 다신칠링솜 지역 10ha에 포플러와 비술나무, 차차르간 7000그루를 심는 등 인천희망의 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마땅한 일자리가 없는 현지인에게 월 14만 원 정도의 급여를 주고 19명을 고용해 나무를 심고 관리까지 맡기는 방식이다.

자원활동참가단은 나무 심기에 앞서 2008∼2010년 조성한 바양노르솜에 있는 인천 희망의 숲을 둘러봤다. 이 숲은 몽골 정부와 현지 주민 사이에서 성공 사례로 꼽힌다.

민간 주도로 이뤄진 2008∼2010년 인천 희망의 숲 사업에서는 32ha에 5만2000그루의 나무를 심었는데 최근 실시한 모니터링에서 생존율이 71%에 달했다. 이는 일본 등 몽골에 나무를 심는 외국에 비해 높은 생존율이다.

이후 2년간 예산 부족으로 중단됐던 인천 희망의 숲 조성 사업은 인천시가 본격 참여하면서 2013년 10.3ha에 1만4000그루, 지난해 10ha에 1만3000그루를 각각 심었다. 몽골 정부와 약속한 사막화·황사 방지를 위한 업무협약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

최근 인천 희망의 숲이 조성된 바양노르솜에서 처음으로 차차르간 열매를 수확해 500여만 원의 수익을 얻도록 도움을 줬다. 인천시, 인천녹색환경지원센터와 이 사업을 주관하는 (사)푸른아시아는 몽골 주민을 대상으로 영농기술교육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양과 염소, 말 등 가축으로 인해 인천 희망의 숲이 훼손되지 않도록 비닐하우스를 설치해 주고 토마토 오이 감자 재배기술을 알려주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몽골 인천 희망의 숲 조성사업은 녹색기후기금(GCF) 본부를 유치한 인천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첫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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