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反러 선봉에 선 사카슈빌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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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주지사로 컴백… 대통령 시절 러와 전쟁 벌여
친러 성향 주민 많아 갈등 예고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50)이 지난달 30일 옛 소련권의 ‘반(反)러시아 기수’였던 미하일 사카슈빌리 전 조지아 대통령(48·사진)을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주지사로 임명했다고 외신들이 1일 보도했다. 전직 대통령이 다른 나라의 주지사가 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특히 반러 인사인 사카슈빌리가 친(親)러 성향의 주민이 많은 오데사 주지사로 임명됨에 따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갈등의 골이 한층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카슈빌리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및 미국과 가깝게 지낸 인물이다. 그는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 태생으로 우크라이나의 키예프국립대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 시절부터 학교 선배였던 포로셴코 대통령과 절친한 사이로 지내왔다. 졸업 후 미 국무부 장학생으로 뽑혀 컬럼비아대와 조지워싱턴대에서 각각 법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고 뉴욕의 한 법률회사에서 일했다.

귀국 후 변호사로 활동하던 그는 2003년 11월 옛 소련 외교장관 겸 조지아 초대 대통령이던 에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를 퇴진시킨 ‘장미 혁명’을 주도했다. 이 여세를 몰아 2004년 1월 대선에서 지지율 96%로 37세에 최고 권좌에 올랐다. 하지만 부정부패, 반대파 강경진압 등으로 민심을 잃었고 2013년 3선에 실패한 뒤 미국에서 지내왔다.

그는 재임 시절이던 2008년 러시아와 전쟁을 벌였다가 대패했다. 그는 당시 조지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추진하면서 친러 성향이던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의 분리 독립을 반대했다. 주지사 임명 하루 전 우크라이나 시민권을 획득한 그는 “포로셴코와 함께 새로운 우크라이나를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우크라이나#사카슈빌리#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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