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호 꽃다발’ 모시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1일 05시 45분


사진|스포츠동아DB
사진|스포츠동아DB
광주서 버스터미널, 잠실선 양재 달려가 구입
삼성 김용성 매니저 “보관하는 방법도 숙지”

꽃다발은 준비됐다. 이제 400번째 홈런만 나오면 된다.

삼성 김용성 매니저는 요즘 매 경기 꽃다발 두 개를 챙긴다. 김 매니저의 주요 업무 가운데 하나다. 5월 22일 광주 KIA전에서 삼성 이승엽의 통산 398호 홈런이 나온 뒤부터 그렇게 됐다.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400홈런을 기념하기 위해 꽃다발은 필수이기 때문이다.

광주에서는 야구장 인근에 꽃집이 없어 직접 고속버스터미널까지 달려가 꽃다발을 사왔다. 잠실에서는 양재 꽃시장에서 야구장으로 꽃다발을 주문했다. 김 매니저는 “광주∼대구∼서울로 이동하는 동안 계속 꽃다발을 바꿨다. 매 경기 샀다가 버릴 수는 없어서 지역을 옮길 때마다 한 번씩 준비했다”며 “한 번 사면 냉장보관을 해야 꽃이 시들지 않는다. 라커룸 냉장고에 항상 보관돼 있다”고 귀띔했다.

이뿐만 아니다. 최대한 꽃다발이 시들지 않게 오래 보관하는 방법도 배워왔다. 김 매니저는 “꽃다발 끝 줄기를 잘라내고 바닥을 밀봉해 그 안에 물을 담아 두면 다시 싱싱해진다”며 “이러다 꽃에 대해 조예가 깊어질 것 같다”고 농담했다.

이 모든 게 한국 최고 타자의 대기록을 축하하기 위한 정성이다. 이승엽은 30일 잠실 LG전에서 통산 399호포를 쳤다. 이제 김 매니저가 꽃다발을 공수해야 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김 매니저는 “조화를 준비하면 편하겠지만, 이렇게 가치 있는 기록은 당연히 생화로 축하해주고 싶다”고 했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