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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의심환자 中 출국… 하루 뒤에 파악한 한심한 보건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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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의심환자 中 출국… 하루 뒤에 파악한 한심한 보건당국

유근형기자 , 이세형기자 입력 2015-05-29 03:00수정 2015-05-29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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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메르스 방역]
메르스 환자 2명 늘어 벌써 7명… 구멍 뚫린 방역체계
《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 2명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첫 환자 발생 이후 8일 만에 환자가 7명으로 늘었다. 중동 국가를 제외하면 메르스 환자가 가장 많은 국가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메르스 의심환자 1명은 보건당국의 통제를 받지 않고 있다가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메르스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보건당국의 격리 관찰을 받아야 할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의심환자가 26일 비행기를 타고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환자의 존재를 출국 하루 뒤인 27일 뒤늦게 파악한 것으로 알려져 메르스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메르스 세 번째 환자 C 씨(76)의 아들이자 네 번째 환자 D 씨(46)의 남동생인 H 씨(44)가 26일 중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27일 확인해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부(WPRO)와 중국 보건당국에 알렸다”라고 밝혔다. H 씨는 현재 중국 보건당국의 관리 속에 광둥의 대형병원 1인실에서 검사와 치료를 받고 있다. 메르스 유전자 검사 결과는 29일 나올 예정이다.

곤혹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메르스 추가 감염자 및 감염 의심자 중국 출국 등에 관한 브리핑을 앞두고 긴장한 듯 이마를 만지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 의심환자 출국할 때까지 파악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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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환자의 무단 중국행으로 메르스 방역체계의 빈틈이 그대로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H 씨는 16일 첫 번째 환자 A 씨와 같은 병실에 입원한 아버지 C 씨를 누나인 D 씨와 함께 간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초기 역학조사 과정에서 아들 H 씨의 존재 자체를 파악하지 못했다. 특히 C 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20일에는 기본적인 가족 사항을 체크해 격리 조치해야 했지만, 이행하지 못했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당시 딸 D 씨의 전염 여부에 관심이 쏠려 아들의 존재를 파악하지 못한 점은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C 씨 확진 이후 가족 사항에 대해 수차례 물었지만 아들의 존재와 병원 방문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해진 역학조사 방식 외에도 병원 방문 기록, 가족 구성원이나 주변인에 대한 인터뷰 조사 등을 더 넓은 범위에서 진행했다면 미파악 접촉자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일선 의료진 의심환자 발견하고 보고도 안 해

H 씨가 중국으로 떠나기 전 고열로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의료진이 신속하게 보건당국에 메르스 의심 신고를 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H 씨는 19일부터 발열이 시작돼 22일과 25일 두 차례 병원을 방문했고, 25일 의료진에게 “가족 중 메르스 환자가 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하지만 해당 의사는 중국 출장을 만류하기만 했지, 보건당국에 의심 사례를 즉각 보고하지 않았다. 의료진은 H 씨가 출장을 강행한 뒤 하루가 지난 27일에야 이 사실을 신고했다.

의심환자 1명을 놓친 후폭풍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관리본부는 26일 H 씨가 탄 항공편 탑승객 명단을 확보해 근접 탑승객 28명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H 씨의 직장동료 180명 중 밀접접촉자가 있는지도 파악 중이다. 1명의 의심환자를 놓친 결과 200여 명에 대한 전염 가능성을 따져 봐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 신규 환자, 첫 번째 환자와 다른 병실인데도 감염

이런 가운데 28일에만 메르스 환자 2명이 추가로 확인돼 총 환자 수가 7명으로 늘어났다. 신규 환자는 첫 번째 확진 환자와 같은 병원에 입원한 F 씨(71)와 간호사 G 씨(28).

이에 첫 번째 환자 A 씨와 같은 병동에 머물렀던 환자들에 대한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A 씨가 보건당국에 발견되기 전인 11일부터 18일까지 4개 병원을 전전할 때 접촉했던 의료진에 대해서는 철저히 격리 및 관찰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A 씨와 같은 병실은 아니지만 같은 층에 머물렀던 환자들은 관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여섯 번째 환자 F 씨와 같은 감염 사례를 막지 못했다.

F 씨가 A 씨와 10m 이상 떨어진 다른 병실에 머물렀고 각각 다른 화장실을 사용했던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검사실 등 치료 과정에서 만났을 수 있지만 접촉 시간은 짧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 번째 환자 C 씨 등이 A 씨와 같은 병실에서 최대 5시간가량 접촉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6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첫 번째 환자 A 씨가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을 전염시키는 이른바 ‘슈퍼보균자’라는 말도 나온다. 통상 메르스 환자 1명당 평균 0.7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1인당 2∼3명 전파)보다 감염력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은 한양대 구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단 국내에서는 감염 속도나 전염력이 원래 알려진 것보다는 강한 것으로 보여 긴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메르스 바이러스가 변종을 일으킨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양 본부장은 “최근까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메르스 바이러스 변이 사례가 한 건도 없다”고 밝혔다.

유근형 noel@donga.com·이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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