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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아내의 헌신과 희생에 기댄 혁명가 마르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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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아내의 헌신과 희생에 기댄 혁명가 마르크스

서정보기자 입력 2015-05-16 03:00수정 2015-05-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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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자본/메리 게이브리얼 지음/천태화 옮김/992쪽·4만2000원·모요사
‘이 여인이 그토록 날카롭고 비판적인 지성으로, 정치적 감각으로, 활력과 열정으로, 투쟁 중인 동지들에 대한 헌신으로 거의 40년간 해왔던 운동에 대한 기여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1881년 12월 런던 하이게이트 묘지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읽은 조사(弔辭)는 이렇게 시작했다. 그가 칭송했던 대상은 예니 마르크스. 카를 마르크스의 아내였다.

1000쪽에 가까운 이 책은 거의 조명된 적이 없던 마르크스의 가족에 대한 얘기다. 전직 로이터통신 기자인 저자가 8년간 발품을 팔며 마르크스 가족들이 썼던 수백 통의 편지와 각종 자료를 근거로 가족사를 촘촘히 복원해냈다. 2011년 미국에서 출간돼 그해 전미도서상 논픽션 부문 최종 후보와 이듬해 퓰리처상 전기 부문 최종작에 올랐다.

마르크스의 가족사는 집필 시작 이후 16년 만에 완성된 자본론 등 마르크스의 저작이 가족의 지원과 사랑에 힘입어 나올 수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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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센의 망명객이 런던 딘스트리트 28번지의 좁디좁은 아파트에서 자본론을 쓰는 동안 그의 가족은 처절한 궁핍에 시달렸다. 프로이센 남작의 딸로 미모가 뛰어났던 아내 예니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은식기부터 신발까지 전당포에 맡기지 않은 물건이 없을 정도였다.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집필하기 시작한 1851년 두 딸은 이미 영양 결핍으로 숨졌고 남은 세 딸의 놀이방은 혁명주의자들이 담배를 피우며 시끄럽게 토론하는 곳이기도 했다.

마르크스는 1867년 자본론 출간을 앞두고 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것(자본론)을 위해 나는 건강, 행복, 가족까지도 희생했다”라고 썼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욕과 칭찬을 동시에 들었던 사상가이자 혁명가인 마르크스도 가족을 사랑했고 그들에게 마땅히 해줘야 할 것을 해주지 못해 번민한 가장이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사랑과 자본#마르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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