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각스님 “자신 내려놓고 근본바탕서 갈등 풀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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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각스님 7일 해인총림 방장 취임… “SNS 소통 위해 스마트폰 배워”

“수행의 결과가 세상의 지혜를 모으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경남 합천군 해인총림의 제9대 방장에 취임하는 원각 스님(사진)은 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겸허한 마음으로 소임을 받아 총림이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오로지 공부에 전념하도록 한 역대 방장의 수행 풍토를 이어가는 한편 총림 구성원에 귀를 기울여 소통하는 방장이 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총림(叢林)은 많은 승려가 모여 수행하는 곳을 이르는 말로 강원(講院) 선원(禪院) 율원(律院)이 있는 종합 수도장이다. 방장은 총림의 최고 어른을 일컫는다. 원각 스님은 7일 오전 11시 해인사에서 열리는 법회를 통해 해인총림 방장에 취임한다.

원각 스님은 이날 해인사 퇴설당(堆雪堂)의 의미를 다시 되새겼다. 퇴설당은 방장의 거처다. 이곳을 거쳐 간 초대 성철 스님과 혜암 법전 스님 등은 조계종 종정을 지냈다. 퇴설당을 풀이하면 ‘눈 쌓인 집 또는 굴’이지만 승려들은 한눈팔지 말고 수행에 정진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원각 스님은 “역대 방장 스님들이 수행 분위기를 깨거나 흩뜨리면 크게 화를 냈던 이유는 공부하는 환경과 자세의 중요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수행 전통이 잘 유지되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해인총림은 1967년 성철 스님을 초대 방장으로 추대한 뒤 그 전통을 이어왔지만 이번에는 올해 3월 경선을 치르는 등 적잖은 후유증을 남겼다. 원각 스님은 이달 초 경쟁을 벌였던 대원 스님을 찾아가 화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깊어지는 우리 사회의 이념 갈등과 대립에 대한 조언도 남겼다. 그는 “생활은 편리해졌는데 사람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자신을 내려놓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라며 “근본 바탕에서 시작해야 갈등의 벽이 무너지고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원각 스님은 “최근 스마트폰을 공부하고 있다. 숙달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대중과 쌍방향 소통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해인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원각스님#해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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