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되지 않는 경기지표…제조업 평균가동률 5년 10개월만 최악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30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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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회복이 더딘 가운데 수출경기마저 악화되면서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5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생산 소비 투자 등 주요 지표가 모두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3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2월보다 1.5%포인트 하락한 73.6%를 나타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지속되던 2009년 5월 73.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내수와 수출의 동반 부진으로 제품의 재고는 쌓이고 출하는 안되면서 공장들이 가동을 줄인 탓이다. 실제 기계장비, 반도체 등에서 재고가 늘면서 제조업 제고는 전월대비 0.8% 증가한 반면 출하는 0.1% 감소했다. 그 결과 출하 대비 재고 비율을 의미하는 재고율은 전월보다 1.1%포인트 상승한 123.9%였다. 물건을 만들어도 그만큼 안 팔린다는 의미다.

산업현장에선 수출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걱정스런 반응이다. 올해 한국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로 1월 -0.7%, 2월 -3.3%, 3월 -4.2%로 3개월 연속 감소 행진이다. 특히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이 줄고 있는 점이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대(對)중국 수출의 70% 정도가 중간재, 자본재가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중국이 가공무역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중간재 수출이 줄면서 국내 제조업체들의 생산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각종 경기지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3월 전체 산업생산은 2월보다 0.6% 감소했다. 올 1월 -1.9%로 대폭 떨어졌다가 지난달 산업생산이 2.2%로 반등했으나 또 다시 감소 추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자부품과 1차금속 등의 생산이 줄면서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0.4% 감소했다. 소비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와 의복 등 준내구재의 판매가 줄면서 전월에 비해 0.6%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일반기계류 등의 투자가 줄어 전월보다 3.9% 감소했다.

경기지표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1분기(1~3월) 전체로 봤을 때 지난해 4분기(10~12월)의 부진에서 벗어나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또 2분기(4~6월) 이후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3월 산업활동 동향만 봐서는 유효수요 부족으로 인해 경기회복세가 지지부진하게 보인다”면서도 “다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및 저유가로 인한 경기회복 효과와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맞물리는 4월 경기지표가 어떻게 나오는지를 보면 향후 경기전망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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