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까지… 영화 뺨친 ‘금호家 형제의 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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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측 향응받은 금호그룹 보안원… 박삼구회장 비서실 등 56차례 침입
일정표-문서 촬영해 넘겨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김관정)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측으로부터 “(박찬구 회장의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일정과 동향을 파악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고 뒷조사를 해준 혐의(배임수재, 방실침입)로 박삼구 회장 비서실 보안원 오모 씨(37)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또 검찰은 오 씨에게 일정 등을 빼달라고 부탁하고 향응을 제공한 혐의(배임증재)로 박찬구 회장 비서 김모 씨(60)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2011년부터 박삼구 회장의 회장실과 비서실 보안원으로 근무하던 오 씨는 2012년 2월 김 씨로부터 박 회장의 동향을 파악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28회에 걸쳐 85만 원 상당의 식사를 접대 받았다.

이후 오 씨는 2012년 12월부터 약 1년 동안 56회에 걸쳐 박 회장 비서실 등을 보안키로 열고 무단으로 들어가 일정표를 촬영하거나 육안으로 본 문서 내용 등을 김 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오 씨가 그룹 비서실 등에서 문서를 촬영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검찰에 제출했다.

한때 재계 8위 자리를 지키던 금호그룹은 2009년 두 형제 간 경영권 분쟁으로 금호아시아나와 금호석유화학으로 분리됐으며, 이후 상표권 분쟁과 계열사 관리 문제 등으로 법적 공방을 벌여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스파이#금호#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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