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200억 투자 중국 스자좡, 오로지 1군 집중…내실이 없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4월 30일 05시 45분


사진|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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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 6R까지 선전에 보너스만 8억
1군 강화만…체계적인 선수 육성 부족
亞 1류 목표 중국축구 ‘외화내빈’ 숙제

중국 축구계에는 한 가지 우스갯소리가 있다. 한·중·일 팬들이 천국에서 하느님을 만나 같은 질문을 했다. “언제쯤 월드컵에서 우승할까요?” 하느님은 한국인과 일본인에게 “50, 30년 후”라고 답했고, 이들은 희망의 눈물을 흘리며 이승으로 돌아갔다. 고무된 중국인이 물었다.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던 하느님이 갑자기 펑펑 우셨다. 그만큼 중국축구의 발전이 더디고, 월드컵 우승은 더더욱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의미다.

그러나 중국은 이 기간을 단축시키려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월드컵 출전·개최·우승’을 3가지 소원이라던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2월 국가정책으로 50조항에 달하는 축구개혁 중장기 방안을 발표했다. 국가체육을 주관해온 체육총국이 모를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 발표는 당시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특정 스포츠와 관련한 정책을 공산당이 직접 발표한 것도 처음이었다.

국가 차원의 관심 때문일까. 중국의 축구 열기는 굉장하다. 대표팀은 물론 프로축구도 만원이다. 스포츠매체도 축구 소식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최근 방문했던 스자좡 용창과 톈진 테다의 슈퍼리그(1부리그) 경기 현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암표상은 티켓이 없어 못 팔았고, 선수들은 영웅 대접을 받았다.

신흥 재벌들이 자금을 대는 슈퍼리그 내 여러 구단처럼 스자좡도 용창부동산그룹의 지원 속에 성장했다. 그 결과 2011년 을(3부)리그에 참가한 뒤 이듬해 갑(2부)리그로 승격됐고, 올 시즌에는 슈퍼리그에 입성했다. 정확한 예산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1억위안(약 200억원) 이상이라는 것이 현지 축구인들의 설명이다. 광저우 에버그란데, 상하이 상강 등 특급 구단들의 평균 예산(5억위안)과 비교할 순 없지만, 이 정도로도 K리그 클래식(1부리그) 대부분의 팀들보다 많다. 보너스도 엄청나다. 정규리그 6라운드까지 2승2무2패로 선전하자, 선수단에 보너스로만 400만위안(약 8억원)을 풀었다.

그러나 내부 발전은 아쉽다. 온통 1군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용병들을 제외한 자국 선수들은 건립 예정인 클럽하우스 대신 호텔에 머물고, 유소년 시스템도 아직 초기 단계다. 축구개혁 방안에는 ‘유소년 육성 및 시스템 확충·재정비’가 포함돼 있다. 스자좡 페트로프(불가리아) 감독은 “적극적인 1군 강화에 비해 체계적인 선수 육성은 다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외화내빈은 ‘아시아 1류’를 목표로 삼은 중국프로축구가 꼭 해결해야 할 과제다.

스자좡(중국)|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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