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과시 대신 실용’ 소비태도 변화 온라인 유통망 확보가 中사업 성공 좌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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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업체 닐슨차이나 판이진 대표

“남에서 나로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이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과시를 위해 지갑을 여는 사람의 수는 앞으로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아담한 체격에 쌍꺼풀 없는 큰 눈이 인상적인 판이진 닐슨차이나 대표(38·사진)는 단호하게 말했다. 소비자조사 전문기업 닐슨의 중국법인 대표인 그는 29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고객사 대상 세미나가 끝난 후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13억 중국 소비자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판 대표에 따르면 최근 중국 소비자들의 가장 큰 변화는 ‘남의 시선을 더이상 의식하지 않고 스스로를 위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경제 발전으로 소비 경험이 축적되면서 중국 소비자들이 보다 세련되고 다양한 쇼핑 패턴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예전에 중국인들은 고급 브랜드를 구입해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과시하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얘기가 달라졌어요. ‘샤넬’이나 ‘루이뷔통’ 같은 톱 브랜드에서 소비자 자신의 개성을 잘 드러내주거나, 필요한 기능을 강조하는 브랜드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아울러 “중국 소비자들은 아기용품을 사려고 할 때는 아기용품 전문숍에, 화장품이 필요할 때는 대형마트보다는 화장품 전문점을 방문한다”며 전문화·세분화된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설명했다.

판 대표는 외국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할 때 온라인 유통망과 사업모델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중국은 땅이 커서 모든 지역을 커버하는 유통망을 구축하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대형슈퍼나 편의점이 들어서지 못하는 곳도 많아 전자상거래를 통한 소비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변화와 혁신이 잦은 전자상거래에서는 외국 기업과 중국 기업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의) 아마존 차이나도 중국 업체인 알리바바에 입점해 있을 만큼 협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파이를 뺏는 구조가 아니라 협력해 키우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 기업과의 협력은 한국 기업들이 가지지 못한 소비자와의 접점을 쉽게 제공할 수 있지요. 한국과 중국을 포괄하는 모바일 앱을 만든다고 생각해 보세요. 어마어마한 중국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단 하루 만에 만들 수 있습니다. 멋지지 않은가요?”

김성모 기자 mo@donga.com
#닐슨차이나#중국인#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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