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적 무기수 홍승만, 서울→강원→부산→울산…8일째 도주행각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8일 21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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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휴(歸休) 뒤 복귀 예정이던 무기수 홍승만 씨(47)가 8일째 도주행각을 이어가고 있다. 귀휴는 교도소에 수감 중인 죄수가 일정한 사유가 있을 때 잠시 휴가를 얻어 교도소 밖으로 나오는 것. 살인죄를 저지른 무기수의 도주가 장기화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28일 부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홍 씨의 모습은 24일 오전 11시 26분경 울산시 울주군 언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마지막으로 포착된 뒤 사라졌다. 앞서 홍 씨는 23일 오후 부산 금정구의 한 모텔에 투숙했고 다음 날 오전 8시경 모텔을 나와 약 1시간 40분 동안 남산동 일대를 배회했다. 이어 오전 10시 12분경 도시철도 범어사역 근처에서 울산행 시외버스에 올랐고 잠시 뒤 언양터미널에 내렸다. 홍 씨의 동선은 폐쇄회로(CC)TV와 차량 블랙박스 등에 찍혔다.

앞서 홍 씨는 17일 고향인 경기 하남시로 4박 5일간 귀휴를 갔으나 21일 전주교도소로 복귀하지 않고 잠적했다. 그는 21일 오전 7시 30분경 서울 송파구의 형 집에서 식사한 뒤 집을 나와 청량리역으로 이동했다. 경찰은 이 때 홍 씨가 동해행 열차를 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23일 오후 9시 10분경 부산 금정구 종합버스터미널에 도착한 동해발 버스에서 홍 씨가 내리는 모습이 확인됐다.

홍 씨가 나흘간 서울 강원 부산 울산을 넘나들고 있지만 경찰 수사는 2, 3일 전 행적 확인에 그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홍 씨의 잠입 가능성에 따라 26일부터 대대적인 검문검색과 탐문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이 때는 홍 씨가 울산으로 떠난 지 이틀 뒤였다. 경찰은 27일에야 홍 씨가 머물렀던 모텔을 찾았지만 지문조차 찾지 못했다.

교정 당국의 부실한 초동대처도 비난을 사고 있다. 법무부는 사건 발생 초기 “홍 씨가 모범수인 만큼 피치 못할 사정으로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며 얼굴과 인적사항의 공개를 거부했다. 또 ‘72시간 자체 수사권’을 주장하며 공개수배도 미적거렸다. 홍 씨의 가족 등 주변 인물 수사 역시 경찰 협조 없이 자체적으로 진행했다. 결국 23일에야 공개수배를 결정했지만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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