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인 서울대 총장 “2016년 총선 후 개헌 골든타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8일 1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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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대표적인 헌법학자인 성낙인 서울대 총장(65)이 현 정부의 임기 후반기로 접어드는 내년 4월 총선 이후가 박근혜 정부에서 헌법 개정 문제를 논의할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 총장은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세미나에서 “개헌 공약을 내걸었던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도 취임 후 한 발 물러났다 임기 말에 다시 개헌을 주장해왔다”며 “박근혜 정부도 임기 후반기가 되면 개헌의 물꼬를 틔워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성 총장은 평소 개헌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왔다.

개헌의 방향에 대해선 “대통령이 전봇대 뽑는 일까지 다 해야 하는 건 아니다. 대통령은 외교 통일 국방 같은 국가의 존재 문제를 숙고하고, 공무원 연금 문제나 사회보장제도 문제 같은 것은 총리를 중심으로 한 내각이 국회와 난상토론을 벌여 해결해가야 한다”며 총리 권한을 강화하는 분권형 개헌을 제안했다.

그는 최근 ‘성완종 게이트’ 파문에서 논란이 된 특별사면 문제에 대해선 “대통령의 특별한 권한으로 정치적으로 해오다보니 늘 말썽을 일으켰다”며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 특별사면은) 어느 대통령이 했던 간에 원칙에 어긋난 사면이었다는 것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경제인 사면에 대해선 “불가피한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빚어진 것으로 개인의 사욕을 챙긴 범죄가 아니라면 법이 허용하는 관용이 있었으면 한다”며 선별적인 특별사면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성완종 게이트에 대해선 “기업인이 정치권력을 동시에 가지려 한데서 정경유착의 폐해가 발생한 것”이라며 “탐욕을 버리고 각자의 직분을 다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석이 된 국무총리직을 맡아달라는 제의가 오면 받아들이겠냐’는 질문에는 “총리를 포함해 공직에 나서는 것 자체가 나 스스로 탐욕의 길로 가는 것”이라며 “서울대 총장으로서 임기 3년을 충실히 다하는 것이 나에게 맞는 옷을 입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성 총장은 서울대가 2017학년도 지역균형선발을 확대하기로 한 방침을 언급하며 “입학사정관을 지역에 보내 잘 가꾸어진 다이아몬드보다 ‘숨은 진주’를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기초학문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인간의 본성 연구가 제대로 될 수 있도록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특강을 다음 학기부터 개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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