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족 사로잡아라” O2O마케팅 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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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모바일 서비스 강화

#1. 점심식사를 마친 대학생 최모 씨(23)가 편의점에 들어서자 스마트폰 진동 알람이 울린다. 스마트폰을 확인해 보니 후식으로 먹기 좋은 아이스크림과 음료의 할인 쿠폰이 도착해 있다. 이 쿠폰들은 편의점 ‘CU’가 자사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은 고객들에게 스마트폰 근거리통신기술을 이용해 보낸 것이다.

“스마트폰 커피주문… 줄 설 필요 없어요”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음료를 미리 주문하고 결제하게 해 주는 ‘사이렌 오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매장에서 대기할 필요 없이 주문한 음료를 바로 받아갈 수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스마트폰 커피주문… 줄 설 필요 없어요”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음료를 미리 주문하고 결제하게 해 주는 ‘사이렌 오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매장에서 대기할 필요 없이 주문한 음료를 바로 받아갈 수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2. 직장인 김모 씨(42)는 회사 근처 스타벅스 매장을 이용할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미리 주문과 결제를 마친다. 이렇게 하면 매장에 가서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음료를 받을 수 있다. 김 씨는 “점심시간이 한 시간으로 빠듯해서 모바일 주문 서비스(‘사이렌 오더’)를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모바일 기술과 연계된 서비스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는 주로 온·오프라인을 결합하는 방식인데, 그런 뜻에서 ‘O2O(online to offline, offline to online)’라고 불리기도 한다.

다양한 업체가 이처럼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은 데다 고객들의 기술 적응 속도도 빠르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의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2014년 기준 14조80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5.8% 증가했다.

○ 매장 주변에 오면 할인 쿠폰이 스마트폰에 쏙

O2O의 대표 주자는 ‘비콘(Beacon) 서비스’다. 비콘은 저(低)전력 블루투스 통신망을 이용해 정보를 수집하는 센서로, 유통업체들은 이 센서를 이용해 사용자의 위치를 찾아 쿠폰·메시지 전송, 모바일 결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SPC그룹은 서울 강남역 일대의 파리바게뜨와 던킨도너츠 근처를 지나가는 고객을 대상으로 비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PC그룹의 앱을 내려받은 고객이 매장 주변을 지나가면 할인 쿠폰이나 각종 행사 정보를 받을 수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3월부터 시범 운영해 향후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치킨 전문점인 BBQ도 일부 지점에서 비콘 서비스를 변형한 ‘비비콘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지난해 6월부터 편의점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면 할인 쿠폰을 주는 ‘팝콘 쿠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커피와 우유, 생수, 라면, 과자, 아이스크림, 맥주, 교통카드 등 모두 40여 가지 상품을 할인해 준다. 김성환 BGF리테일 마케팅팀장은 “올해 3월 팝콘 서비스 이용 건수는 1월보다 6배나 늘었다”며 “거주 지역이나 성별, 연령 등에 따라 맞춤형 쿠폰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GS25는 스마트폰에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은 고객이 편의점에 들어서면 각종 할인쿠폰 등을 전송해 준다. GS25 제공
GS25는 스마트폰에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은 고객이 편의점에 들어서면 각종 할인쿠폰 등을 전송해 준다. GS25 제공
편의점 GS25의 ‘나만의 냉장고’ 서비스도 인기다. 이 서비스는 편의점에서 ‘1+1’이나 ‘2+1’ 행사를 통해 받은 증정 상품을 한꺼번에 소비하기 힘든 고객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증정 상품을 받지 않고 스마트폰에 저장했다가 일정 기간 안에 찾아가거나 친구에게 줄 수 있다. GS25 관계자는 “음식을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나중에 먹고 싶을 때 꺼내 먹는 것에서 착안했다”며 “증정품을 받아도 당장은 먹거나 쓸 수 없는 1인 가구 등의 고객을 겨냥했다”고 말했다.

○ 나만의 음료를 만들어라

O2O의 또 다른 장점은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번거롭고 복잡한 주문을 모바일로는 간편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를 이용하는 고객은 샷 수나 시럽·휘핑크림의 양, 우유 종류(무지방·저지방·일반) 등 옵션 사항을 미리 지정할 수 있다. 심지어 메뉴판에 없는 음료인 ‘돼지바 프라푸치노’ 등을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다. 돼지바 프라푸치노는 ‘딸기 크림 프라푸치노’에 초코 휘핑, 자바칩, 딸기 시럽 등의 옵션을 추가로 넣어 빙과류 제품인 돼지바와 같은 맛을 내는 것이다. 매장에서는 이렇게 주문을 하기 위해 직원에게 2∼3분 동안 구구절절하게 설명해야 하지만 사이렌 오더 서비스를 이용하면 그럴 필요가 없게 된다. 사이렌 오더는 지난해 5월 전 세계 매장 중 한국에서 처음 도입된 뒤 스타벅스 본사에서도 도입을 추진할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3월 말 현재 주문 누적 건수가 70만 건에 이른다.

도미노피자는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토핑과 도, 소스 등을 선택해 ‘나만의 피자’를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 ‘마이 키친’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았다. 도미노피자 제공
도미노피자는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토핑과 도, 소스 등을 선택해 ‘나만의 피자’를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해주는 ‘마이 키친’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았다. 도미노피자 제공
도미노피자도 최근 나만의 피자를 주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이키친’ 앱을 내놓았다. 소비자가 직접 피자 도와 토핑, 소스 등을 골라서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면 매장에서 피자를 만들어 배달해 준다.

김밥 체인인 ‘바르다김선생’도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미리 재료를 선택해서 주문한 후 원하는 시간에 매장에서 김밥을 받아 갈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엄지족#O2O마케팅#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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