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경영]유연한 역동성을 철학으로 자동차, 감성을 사로잡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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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3월 독일의 현대·기아차 유럽디자인센터를 방문해 디자인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정 회장이 유럽디자인센터를 찾은 것은 글로벌 업체 간 자동차 기술 수준이 점차 비슷해지면서 소비자들의 감성적 만족을 높여 차별화하는 것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디자인 경영을 강화한 덕분에 지난해 12월 현대·기아차의 제네시스, 쏘나타, 더 뉴 K9, 쏘울EV, 콘셉트카 GT4 스팅어 등 5개 차종은 미국의 유력한 디자인상인 ‘2014 굿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송 디자인 자동차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기아차는 경쟁력 있는 디자인을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2006년 7월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한 기아차는 ‘직선의 단순화’라는 모토로 향후 디자인의 방향을 제시했다. 기아차의 패밀리 룩은 호랑이 코와 입을 모티브로 한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으로 동물의 인상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 디자인은 2007년 프랑크푸르트에서 공개된 콘셉트카 ‘키(Kee)’에 최초로 적용됐다. 이후 로체 이노베이션에 이어 포르테와 쏘울, K시리즈, R시리즈 등 현재 출시된 모든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최근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인 신형 K5는 기존 K5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계승하면서도 한층 과감하고 디테일을 살렸다는 호평을 받았다.

현대차는 2009년 쏘나타와 투싼ix를 출시하면서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새롭게 적용했다. 유연한 역동성을 의미하는 디자인 철학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선율, 매끄러운 조각 같은 느낌을 제품에 담자는 것이다.

현대차는 2013년 11월 신형 제네시스를 출시하면서 또 한번 디자인 분야에서 도약했다. 신형 제네시스에 기존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이었던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보다 정제되고 품격 있게 발전시킨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적용했다. 외장 디자인은 헥사고널 그릴이 돋보이는 전면부와 역동적인 느낌을 잘 살린 측면부, 입체감이 조화된 후면부 등으로 전체적으로 세련되면서도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연구개발(R&D)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 미국 독일 일본 인도 등 전 세계에서 디자인 및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미국 시장에 적합한 차량 개발을 위해 2005년 10월 앤아버에 위치한 기존의 미국기술연구소를 확대 개편해 디트로이트 인근 슈페리어 타운십으로 이전했다. 미국기술연구소는 남양연구소와의 협업해 NF쏘나타 개조차(2006년)와 싼타페 개조차(2009년)를 개발하는 등 현지 판매 차종의 품질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독일에 위치한 유럽기술연구소는 유럽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고품질 자동차를 개발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06년 12월 인도 현지의 정보기술(IT) 인력을 활용해 설립한 인도기술연구소는 2009년 5월 연구소 건물의 신축과 함께 소형차 개발 전략기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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