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6월 국제철도협력기구 정회원 가입 유력… 北도 동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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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철도 연결 탄력
28개 회원국 만장일치 의제 채택… 盧정부때 가입추진 北반대로 좌절

대륙철도 ‘청신호’ 23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제30차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사장단 회의에서 최연혜 한국철도공사 사장(가운데)과 주요국 인사들이 한국의 정회원 가입 안건을 정식 의제로 채택한 회의록을 들어 보이고 있다. 코레일 제공
대륙철도 ‘청신호’ 23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제30차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사장단 회의에서 최연혜 한국철도공사 사장(가운데)과 주요국 인사들이 한국의 정회원 가입 안건을 정식 의제로 채택한 회의록을 들어 보이고 있다. 코레일 제공
한국의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 가입에 청신호가 켜졌다. OSJD가 6월에 몽골에서 개최하는 장관회의에서 한국의 정회원 승인 문제를 공식 의제로 다루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국이 이 기구의 정회원이 되면 부산에서 유럽까지 철도망을 잇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의 디딤돌이 놓이는 셈이다.

그동안 한국이 이 기구에 가입하는 데 반대하던 북한이 이번에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철도를 매개로 경색됐던 남북 관계에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

26일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23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제30차 OSJD 사장단 회의에서 한국의 정회원 가입 안건이 북한을 포함한 28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장관회의 의제로 채택됐다. 국토부는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정회원 가입신청서를 제출했다.

국토부의 손병석 철도국장은 “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북한 철도성 철도국장도 한국의 정회원 가입 안건을 장관회의의 공식 의제로 다루는 데 동의했다”며 “주변국들의 지지를 받아 북측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낸 만큼 6월 장관회의에서 승인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OSJD는 러시아, 중국, 북한을 비롯해 동유럽과 중앙아시아의 28개국 정부 및 철도 운영기관으로 구성된 철도 협력 기구다. 유라시아 철도망과 관련한 모든 의사결정이 이 기구를 통해 이뤄진다. 따라서 한반도 철도를 대륙 철도망과 이으려면 OSJD 가입이 필수적이다.

OSJD 정회원이 되려면 회원국 철도 운영기관들의 협의체인 사장단 회의와 정부들의 협의체인 장관회의에서 모두 만장일치로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국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1월에 OSJD 가입을 추진했지만 북한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당초 한국 정회원 가입 안건 채택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제휴회원 자격으로 참석한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 철도공사 사장을 비롯해 폴란드, 카자흐스탄 철도공사 사장 등과 잇따라 만나 지지를 호소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최 사장은 북한 철도국장도 직접 만나 설득했다.

원종철 코레일 국제협력처장은 “22일 실무자 회의에서 부결됐던 안건이 23일 사장단 본회의에 긴급 상정돼 북한의 묵인하에 만장일치로 공식 의제로 채택됐다”라고 전했다. 한국의 OSJD 정회원 가입 여부는 6월 2∼5일 몽골에서 열리는 제43차 OSJD 장관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최 사장은 “OSJD 정회원에 가입하게 되면 대륙철도 시대를 본격적으로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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