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병 허인회, 프로 대회 사상 첫 군인우승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6일 19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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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골프투어(KGT) 2015시즌 개막전 최종 4라운드가 열린 26일 경기 포천시 몽베르CC(파72·7158야드). 연장 접전 끝에 허인회(28)의 우승이 확정됐지만 여느 대회와는 색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허인회는 굳은 표정을 풀지 않은 채 전방을 향해 거수경례를 했다. 우승 다툼을 벌인 박효원(28·박승철헤어스튜디오)과 악수를 나눈 허인회는 그린을 벗어난 뒤 다시 거수경례를 하며 ‘충성’을 외쳤다. 그러고 나서야 우승을 축하하는 물세례를 동료들로부터 받았다.

이 같은 장면이 나온 것은 허인회가 군인 신분이기 때문이다. KGT 규정에 따르면 현역 군인은 프로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하지만 10월 경북 문경에서 열리는 세계군인체육대회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만 예외가 인정됐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 일병 허인회는 한국 프로 골프 역사상 처음으로 군인 신분 우승자가 됐다.

그렇지만 허인회는 우승 트로피와 명예만 가져갈 수 있었다. 상무 소속 선수는 초청 선수 신분이기 때문에 우승 상금을 가져갈 수 없게 돼 있다.

우승 상금 8000만 원은 준우승자인 박효원에게 돌아갔다. 전날까지 4타차 단독 선두였던 박효원은 이날 극심한 부담감 속에 전반 9개 홀에서 4타를 잃는 등 3오버파를 치며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연장전으로 끌려갔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잡은 4m 버디 찬스마저 놓치며 생애 첫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대신 우승 상금을 차지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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