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크루즈 레이스카 질주 짜릿… 시청률 스트레스 한방에 싹∼”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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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개막전 우승
쉐보레 레이싱팀 안재모 선수-이재우 감독

12일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에서 열린 2015 CJ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개막전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한 쉐보레 레이싱팀의 안재모 선수(왼쪽)과 이재우 감독 겸 선수. 한국GM 제공
12일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에서 열린 2015 CJ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개막전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한 쉐보레 레이싱팀의 안재모 선수(왼쪽)과 이재우 감독 겸 선수. 한국GM 제공
아직은 이르다고 할지도 모른다. 이번 시즌 종합 우승을 논하기에는. 쉐보레 레이싱팀은 이달 12일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에서 열린 2015 CJ 헬로모바일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개막전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전혀 터무니없는 기대는 아니다. 쉐보레 레이싱팀은 이미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시즌 종합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는 2007년 팀 창단 이래 여섯 번째 기록이기도 했다.

특히 주목할 것은 배우 안재모 선수(36)가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이재우 감독 겸 선수(44)도 2위를 해 ‘원 투 피니시(같은 팀 선수가 1위와 2위를 하는 것)’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더 의미 있는 건 지난해 2월 팀에 합류한 안 선수가 처음 이 감독을 앞질렀다는 것. 팀과 쉐보레 크루즈 레이스카에 완벽히 적응했다는 뜻이다. 다음 달 30∼31일 열리는 2라운드를 준비 중인 이 감독 겸 선수와 안 선수를 22일 경기 용인 쉐보레 레이싱팀 캠프에서 만났다.

―이번 경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이재우(이하 이): 재모가 저를 추월한 순간이죠. 국내 선수 중 저를 추월한 사람은 거의 없을 텐데…. 한 서너 바퀴 돌았는데 딱 추월하더라고요. 재모는 노력도 노력이지만 타고난 자질이 뛰어납니다. 감독으로서 해준 게 별로 없는데 스스로 너무 잘 발전하고 있어요. 앞으로 저를 가장 크게 위협할 선수인 것 같습니다.

▽안재모(이하 안):
1라운드는 감독님께서 제게 용기를 주려고 많이 봐주신 것 같아요. 다른 팀 선수였다면 절대 추월할 수 없었을 거예요. 이번 경기에서 제 목표는 감독님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따라가는 거였어요. 그러면 혹시 다른 강자가 뒤에 쫓아왔을 때 제가 방어할 수 있으니까요. 지난해 처음 터보엔진 차량을 타본 건데 이제 조금 적응했지만 아직 저는 기량이 부족합니다.

―최종 라운드까지 경기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이: 4월부터 11월까지 한 달에 한 번씩 경기가 있어요. 1등으로 들어온 선수의 소속팀이 우승하는 거예요. 선수들 점수를 종합하지는 않아요. 그런데도 팀이 대개 레이스카를 2, 3대 운영하는 건 치열한 환경 속에서 우승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죠. 보통 1∼4라운드까지는 선수 개개인이 최대한 자기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요. 그 이후부터는 우승 확률이 높은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지원해주죠.

―이번에는 ‘어메이징 뉴 2015 크루즈’에 맞춰 새롭게 튜닝한 레이스카로 출전했는데 지난해보다 좋아진 점이 있다면….

▽안: 이번 경기 규정상 레이스카 마력이 줄었는데(300마력 이하) 출력은 월등히 향상된 느낌이에요. 순간 가속 능력이 뛰어나요. 저는 운전을 하면서 비행기가 이륙할 때의 느낌을 계속 받았습니다. 조금 걱정되기까지 했어요. 차가 완전히 달라진 걸 느꼈습니다.

▽이: 레이스카는 엔진을 제외하고는 양산차의 부품을 거의 그대로 씁니다. 튜닝은 최소한 하죠. 양산차 품질이 받쳐주지 못하면 레이싱 우승은 절대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크루즈는 너무 완벽합니다. 핸들링은 또 기가 막혀요. 레이스카는 후륜차가 유리한 게 정설인데 우리는 제네시스 쿠페한테 진 적이 없습니다.

▽안: 크루즈는 특히 내구성이 좋아요. 저는 제네시스 쿠페로 출전하다가 지난해부터 크루즈를 타고 있는데 예전에는 차가 받히면 리타이어(경기 중단)가 많이 됐어요. 근데 크루즈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저를 받은 차는 리타이어가 돼도요. 지난해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아, 이 정도면 기록 나오기 힘들겠다’ 싶을 만큼 크게 부딪혔는데 멀쩡하게 완주했어요. 순위도 거의 뒤쪽이다가 3위까지 치고 올라왔죠.

▽이: 2015 크루즈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디자인이죠. 좀 더 남성스러워졌어요. 이번 경기 때 다른 사람들 평도 전반적으로 좋더라고요.

―레이싱의 매력을 꼽는다면….

▽안: 취미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제2의 직업이 됐습니다. 벌써 12년째예요. 뭐 하나에 빠지면 올인하는 성격이라 처음 2년간은 1년에 작품은 하나씩만 하고 용인에 원룸을 얻어 매일 트랙 연습을 했어요. 제가 올해 데뷔 20주년입니다. 배우는 천직이지만 시청률 등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그런데 레이싱이 그 스트레스를 한 번에 날려줍니다. 물론 레이싱도 성적을 내야 하는 스트레스가 있지만 내 한계를 극복했을 때 느끼는 쾌감이란…. 기록이 잘 안 나와서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럴 때 딱 포디움(시상대)에 올라가더군요. 그 기쁨 때문에 레이싱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최근에는 아예 용인으로 이사했어요.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요.

―쉐보레 레이싱팀은 2007년 국내 자동차업체(한국GM)가 운영하는 최초의 레이싱팀으로 탄생했는데 자동차업체와 레이싱팀 간 어떤 시너지가 있나.


▽이: 레이싱만큼 혹한 환경이 또 있을까요. 자동차 부품과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기회죠. 실제로 저희들 의견이 자동차 모델 개발에도 반영됩니다.

―일반인들이 레이싱을 경험해보려면….

▽이: 아마추어 레이스가 많이 활성화돼 있습니다. 자기가 몰고 있는 차에 일정 수준의 안전장비만 갖추고 튜닝만 약간 하면 충분히 서킷을 즐길 수 있어요.

용인=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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