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쿠바 화해 이끈 교황, 9월 양국 방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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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먼저 들른 뒤 美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9월로 예정된 미국 방문 길에 쿠바를 먼저 들른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22일 성명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쿠바 주교들과 민간단체들의 초청을 받고 섬나라 쿠바를 찾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 후 교황은 미국 워싱턴, 뉴욕, 필라델피아를 방문한다.

교황의 이번 방문은 미국과 쿠바 사이에 국교 정상화 등 급격한 해빙 무드가 조성되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으로 관심을 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쿠바에서 미국의 대(對)쿠바 금수조치 해제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외교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교황은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해 수년간 노력해 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에게 직접 편지를 써서 난항에 빠진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해주었고, 양국 간 비밀협상 장소를 주선하기도 했다.

교황의 쿠바 방문은 1998년 1월 요한 바오로 2세, 2012년 3월 베네딕토 16세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쿠바를 다녀간 교황들은 현지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미국의 쿠바 경제 봉쇄 정책과 쿠바의 낙태 합법화, 인권 문제 및 정치범 억압 등을 함께 지적해 왔다. 특히 요한 바오로 2세가 쿠바를 다녀간 뒤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가톨릭 정교회가 쿠바 관영 라디오 방송을 통해 성탄절 메시지를 전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성탄절도 공식 휴일로 지정했다. 요한 바오로 2세가 2005년 선종하자 카스트로 전 의장은 쿠바에 사흘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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