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현 SKT 사장 “2018년 기업가치 100조원 이룰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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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잊어라, 플랫폼으로 간다
‘생활가치-통합미디어-IoT’ 3大 생태계 제시
[1] 생활가치 플랫폼… 정보교환-상거래 통합서비스 제공
[2] 통합미디어 플랫폼… 개인 맞춤 콘텐츠-커뮤니티 구축
[3] 사물인터넷 플랫폼… 스마트홈 서비스 5월 출시

SK텔레콤 장동현 사장은 23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2가 T타워 본사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플랫폼’이란 단어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장 사장은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사업자를 넘어 플랫폼 사업자로 진화할 것”이라며 “2018년까지 기업가치 100조 원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2018년은 SK텔레콤이 강조해 왔던 ‘정보통신기술 노믹스(ICT+economics)’의 바탕이 되는 5세대(5G) 시범 서비스가 시작되는 해다. ICT노믹스는 ICT로 사람과 사물이 연결되고 기존 산업이 재편되면서 ICT가 사회의 혁명적 변화의 촉매가 될 것이란 뜻이다.

지금까지 이통사의 사업은 통신요금, 보조금 경쟁, 휴대전화 등으로만 규정됐다. 통신사들은 스스로 세계 최고 이동통신기술 수준을 이끌어왔다고 자평했지만, 이용자들은 통신 3사의 소모적 경쟁에 피로감만 느끼고 있다.

장 사장은 “이통 3사는 모두 연평균 성장률 및 영업이익률이 점차 감소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고 돌파구 마련이 시급했다”며 “‘언제 어디서나 잘 터진다’는 숙제는 풀었으니 이용자가 진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제공한다는 새로운 숙제를 풀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장 사장은 △생활가치 플랫폼 △통합미디어 플랫폼 △사물인터넷(IoT)서비스 플랫폼 등 3가지 영역에서 생태계를 만들 계획이다.

장 사장은 이 중 생활가치를 가장 중요한 영역으로 꼽았다. 그는 “이용자에게 콘텐츠를 소비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장(場)을 만들고, 물건을 사고파는 상거래시장까지 통합적으로 이뤄지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20일 반려견 전용 스마트 앱세서리 ‘펫핏(Petfit)’을 출시했다. IoT 기술을 바탕으로 반려견의 운동량과 칼로리 소모량을 파악하고 건강을 유지하도록 돕는 목걸이다. SK텔레콤이 펫핏 등을 통해 이용자를 반려동물 전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이끌고, 다시 동물병원 및 관련 용품까지 구매할 수 있는 상점을 이용자와 연결한다면 ‘SK텔레콤만의 생태계’가 만들어지게 된다.

장 사장은 “생활가치 영역에서 이용자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서비스 개발을 위해 1월 ‘T-Valley(밸리)’라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운영 중”이라며 “연내에는 구체적 서비스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유무선 통신서비스 및 인터넷(IP)TV 사업도 고객 중심 서비스로 바꿀 예정이다. 동영상·정보·상품 등 콘텐츠를 개인의 특성에 최적화해 제공하고, 특정 스타나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활동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제공하는 등 ‘통합 미디어 플랫폼’이 되겠다는 목표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0일 이사회를 열고 IPTV 사업자 SK브로드밴드 지분을 100%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밝혔다.

IoT 영역에서도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집, 자동차, 보안, 헬스케어 등 사람과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IoT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을 개발할 예정이다. 5월에는 제습기, 보일러 등 집 안의 다양한 사물을 연결하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출시한다.

장 사장은 “SK텔레콤은 통신 경쟁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인정받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며 “국내 중소·중견기업 및 스타트업, 벤처 등 다양한 곳들과 비즈니스 파트너를 맺고 없는 것은 받아들이고 가진 것은 나누면서 성장해 나가는 것이 SK텔레콤의 최대 목표”라고 말했다.

IoT기술로 키운 장어-딸기… 간담회후 오찬메뉴로 등장 ▼

“오늘 나온 장어와 딸기는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탄생한 것입니다.”

23일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의 기자간담회 후 SK텔레콤 본사 구내식당에서 오찬 모임이 열렸다. 장 사장은 이 자리에서 직접 메뉴를 소개했다.

이날 메뉴는 장어와 딸기. SK텔레콤이 IoT 기반 ‘스마트 양식장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전북 고창군의 장어 양식장과 ‘스마트팜(지능형 비닐하우스 관리시스템)’을 설치한 세종시 연동면 딸기 농장에서 직접 가져온 재료다.

SK텔레콤의 스마트 양식장 관리 시스템은 양식장에서 멀리 떨어진 관리자가 수조별로 수집된 환경데이터(수온, DO, pH 등)를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게 한 서비스다. 민물장어는 환경 변화에 민감해 집단 폐사하는 경우가 많아 양식이 매우 까다로운 어종으로 꼽힌다.

지능형 비닐하우스 관리 시스템인 스마트팜도 비닐하우스의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바람, 급배수 시설과 제어장치를 스마트폰과 연동시켜 사용자가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스마트 양식장 사업은 SK텔레콤이 주최한 ‘IoT 사업 공모전’에서 1위를 차지한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기업 비디가 제안해 함께 추진한 사업”이라며 “SK텔레콤이 통신 사업자를 넘어 새로운 사업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자는 장동현 사장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메뉴를 정했다”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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