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약체질’ 코스닥… 악재 하나에 700선 와르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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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힘입은 단기급등에 부담감… 백수오 파문에 시장 전체 흔들려

거침없이 질주하던 코스닥시장이 이틀 연속 급락하며 23일 700 선이 무너졌다. 올해 들어 30% 이상 급등한 코스닥지수는 ‘가짜 백수오’ 파문에 전날 장중 5% 넘게 폭락한 데 이어 이날도 한때 2%대로 하락하며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다. 단기 과열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한꺼번에 드러나면서 당분간 코스닥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3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0.86포인트(1.54%) 떨어진 692.48로 장을 마쳤다. 7년여 만에 탈환했던 700 고지를 5거래일 만에 내준 것이다. 오전 한때 2% 넘게 급락하며 690 선 아래로 밀려나기도 했다.

가짜 백수오 제품 판매 의혹이 불거지며 전날 코스닥시장 폭락을 촉발시킨 바이오업체 내츄럴엔도텍은 이틀째 하한가로 추락했다. 한국소비자원과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내츄럴엔도텍은 이날 긴급 콘퍼런스 콜을 열고 미국, 홍콩, 일본 등 해외 투자자들에게 자사 입장을 밝혔지만 주가 하락을 막을 수 없었다. ‘대장주’ 셀트리온이 4.8% 떨어진 것을 비롯해 다른 바이오·제약업체들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코스닥시장이 실적 확인 없이 유동성과 성장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단기 급등한 탓에 일부 기업의 악재에 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그동안 코스닥시장 과열에 부담을 느끼던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내츄럴엔도텍 사태와 맞물려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이 당분간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코스닥의 신용거래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주가가 4∼5%씩 하락하면 못 견디고 매도하는 투자자가 늘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승 추세 자체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주식전략팀장은 “초저금리 시대의 풍부한 유동성과 기업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기 때문에 일시적 조정 과정을 거친 뒤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코스피는 13일째 ‘사자 행진’을 이어간 외국인의 순매수세에 힘입어 1.38% 오른 2,173.41로 마감했다.

정임수 imsoo@donga.com·김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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