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앞바다 꽃게조업 재개… 中어선이 수상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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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조업 中어선 최근 4척 적발…수온 올라가면 500여척 조업 예상
어민들, 해경에 단속 강화 요구

인천해양경비안전서 특수기동대원들이 최근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해 불법 조업에 나선 중국 어선을 나포하기 위해 승선하고 있다. 서해5도 주변 해역은 산란기 꽃게를 보호하기 위해 매년 4∼6월과 9∼11월에만 조업이 허용된다. 인천해경 제공
인천해양경비안전서 특수기동대원들이 최근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해 불법 조업에 나선 중국 어선을 나포하기 위해 승선하고 있다. 서해5도 주변 해역은 산란기 꽃게를 보호하기 위해 매년 4∼6월과 9∼11월에만 조업이 허용된다. 인천해경 제공
1일부터 서해5도를 포함한 인천 앞바다에서 꽃게 조업이 본격적으로 재개됐지만 중국 어선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예년에 비해 아직 수온이 낮아 꽃게 어군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는데도 중국 어선들이 한국 해역을 침범해 불법 조업에 나서자 해양경비안전본부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해양경비안전서는 14일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해 조업한 혐의(EEZ에서의 외국인 어업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중국 단둥 선적 30t급 목선 A호를 나포했다. A호는 이날 오전 옹진군 백령도 서쪽 49km 해상에서 한국 EEZ를 약 3.4km 침범해 꽃게 100kg, 잡어 30kg을 잡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해경은 또 이날 옹진군 대연평도 동쪽 20km 해상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약 2km 침범해 불법 조업한 혐의(영해 및 접속수역법 위반)로 중국 어선 B호(15t)를 붙잡았다. 이에 앞서 6일 옹진군 연평도 남서쪽 39km 해상에서 서해 NLL을 3km 침범한 뒤 정선 명령을 거부하고 도주한 혐의로 30t급 중국 어선 1척을 검거하는 등 최근까지 모두 4척을 적발했다. 이 중국 어선들은 모두 불법행위에 따른 담보금을 내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선장과 선원을 모두 사법 처리할 방침이다.

인천해경은 꽃게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온이 올라가면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이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인천 해역의 평균 수온은 지난해 6.2도보다 낮은 5.4도로 조사됐지만 다음 달부터 수온이 올라가 꽃게잡이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현재 인천 해역 주변 경계 수역에 중국 어선 200여 척이 선단을 이뤄 조업에 나서고 있지만 5월부터 예년 수준인 500척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해경은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차단하기 위해 특별경계근무에 들어갔다. 중국 어선이 낮에는 주로 한중어업협정에 따른 허가수역이나 잠정조치수역 등에서 머물다가 경계가 느슨해지는 밤에나 기상이 나빠지면 우리 해역으로 넘어와 꽃게와 각종 어류를 싹쓸이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경비함을 증강 배치했다.

하지만 서해5도에서의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어민들은 시무룩하기만 하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는 최근 올봄 인천 해역의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안팎이 줄어든 1600∼2200t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통 꽃게 어획량은 조사 직전 연도에 태어난 어린 꽃게의 초기 자원량에 영향을 받는데 지난해 인천 해역의 자원량은 3만2000t 안팎으로 2013년에 비해 12% 감소했다. 꽃게 유생분포 밀도도 1000m³당 568개체로 전년(1636개체)의 35% 수준으로 줄었다.

어민들은 당국의 적극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서해5도 어민들로 구성된 ‘중국어선불법조업대책위원회’는 “매년 봄이면 중국 어선이 바람이 심하게 부는 등 날씨가 좋지 않은 때를 틈타 NLL 2, 3마일 안쪽까지 깊숙이 들어와 꽃게와 홍어를 싹쓸이하고 있다”고 전한다. 특히중국 어선들은 불법 조업을 하다 한국 어민들이 바다에 넣어둔 통그물 등 어구를 마구 훼손해 어민 피해가 매년 수십억 원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불법 조업에 따라 중국 어선 선주들에게 거둔 벌금으로 어민 피해를 보상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인천과 경기, 충남 해역을 관할하는 김두석 중부지방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꽃게와 홍어가 많이 잡히는 연평도와 대청도 해역을 전담하는 경비함과 특공대를 고정 배치할 계획”이라며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은 물론이고 해경의 정당한 정선 명령에 불응하는 경우도 모두 나포해 강력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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