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축구 굴기’… 유럽 명문 축구팀, 잇따라 中자본에 팔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3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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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유럽 각국의 유명 축구 팀을 잇달아 사들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축구를 중고등학교 필수 과목으로 만드는 등 ‘축구 굴기(堀起·우뚝 섬)’를 꾀하고 있는 가운데 100여년 전통을 가진 구단까지 중국 자본에 팔려가고 있다.

23일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중국의 한 컨소시엄이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애스턴 빌라를 사들이기로 했으며 빠르면 6월 초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잉글리시 데일리 미러’를 인용해 보도했다. 버밍엄을 연고로 한 빌라는 1874년 창설돼 약 15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컨소시엄은 빌라 계약이 무산될 것에 대비해 ‘백업 플랜’으로 인근의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과도 접촉을 가졌다고 미러는 전했다. 컨소시엄 관계자들은 훈련 장소와 클럽 등을 돌아봤으며 구단주 랜디 러너는 1억5000만 파운드(약 2440억원)를 제시했다고 미러는 보도했다.

버튼 앨비언의 구단주 제러미 피스 씨도 축구팀을 매물로 내놓았으며 이미 운동장과 시설 등에 1억 파운드 가량(약 1627억원)을 제시했다고 차이나 데일리는 전했다.

홍콩 소재의 전기 부품 회사인 ‘프로 테크 테크놀로지 개발’은 프랑스의 프로축구팀 ‘소쇼 몽벨리아르’를 700만 유로(약 81억원)에 구입할 예정이며 5월 중 마무리될 것이라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이 축구팀은 1928년 창설됐다.

앞서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 그룹인 완다(萬達)는 1월 4500만 유로(약 521억원)를 들여 스페인 프로축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지분 20%를 사들여 대주주가 됐다. 완다의 아틀레티코 매입은 중국 기업이 유럽 명문 구단의 첫 사례였다.

‘중국 이탈리아 상회’의 푸이샹(傅益祥) 부주석은 이달 8일 “5개 개 기업이 이탈리아의 AC 밀란을 구입하기 위해 자금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참가한 기업은 와하하(음료) 완다(부동산) 화웨이(華爲·전자 통신) 알비바바(인터넷 상거래) 등 중국을 대표하는 4개 기업과 태국의 한 업체라고 푸 부주석은 소개했다.

중국 정부는 2월 27일 시 주석 주재 회의에서 ‘중국 축구 개혁 종합방안’을 통과시켜 축구 발전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 ‘축구 굴기’ 프로젝트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은 지난해 말에도 축구를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에서 반드시 배워야 할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2017년까지 전국적으로 2만 개 안팎의 ‘축구 특색학교’를 만들어 세계적인 축구 인재를 키우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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