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신세였던 오피스텔, 초저금리에 ‘대박’ 재조명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1일 1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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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3구역 ‘센트라스’ 분양관계자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청약을 동시에 진행했다. 같은 단지 안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동시에 분양되면 투자자의 관심이 아파트에만 쏠리기 때문에 통상 오피스텔은 한두 달 늦게 분양하지만 이번에는 전략을 달리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오피스텔 ‘센트라스 비즈’는 243실 모집에 하루에만 5000여 건의 청약이 접수되는 ‘대박’을 쳤다. 분양관계자는 “최근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 모험을 했는데 예상한 것 이상으로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공급 과잉으로 몇 년간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했던 오피스텔이 최근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기준금리 1%대의 초저금리 시대에 진입하면서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오피스텔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중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지난해 4분기(10~12월)보다 0.12% 올랐다. 서울은 0.10%, 경기는 0.24% 상승했다. 지방에서는 대구(0.62%)와 부산(0.20%)의 매매가가 올랐다. 2012년 1분기 이후 가격이 계속 하락하다가 3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2010년을 정점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꾸준히 약세를 보이던 서울 오피스텔의 분양가격도 지난해부터 주택 거래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전국 오피스텔의 평균 월세가격도 2014년 4분기(-0.12%)보다 0.19%포인트 오른 0.07%의 상승률을 보여 지난해 2분기(4~6월) 이후 약 1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수도권에서는 경기(0.16%), 인천(0.03%), 서울(0.02%) 순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선주희 부동산114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 속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비교적 소액으로 접근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며 “올해 들어 오피스텔 중개보수 요율이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 것도 인기에 한 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시장에서도 오피스텔은 인기를 끌고 있다. 대우건설이 지난달 서울 마포구 합정동 일대에 분양한 ‘마포 한강2차 푸르지오’ 오피스텔은 448실(전용면적 23~25㎡) 모집에 6000여명이 몰리면서 평균 13.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상도종합건설이 최근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역 7블록 선보인 총 512실(전용면적 19㎡) 규모의 ‘은평 미켈란’도 한 달도 안 돼 100% 계약을 마쳤다.

오피스텔의 인기가 오르면서 늦은 밤 시간에 오피스텔 본보기집에서 상담 받는 직장인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새로운 풍경이다. 서울 은평구의 한 오피스텔 분양관계자는 “최근 분양한 오피스텔의 경우 전체 계약자 가운데 30대의 비율이 20~30%에 이른다”며 “부동산 가격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파트보다 저렴한 오피스텔을 사서 임대수익을 얻으려는 젊은층, 특히 직장인들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무턱대고 오피스텔 투자에 나섰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오피스텔 공급이 늘면서 임대수익률이 2007년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분기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5.78%로 전 분기(5.81%)보다 하락했다. 2분기에도 서울(2046실), 경기(3735실), 부산(1384실) 등 전국에 총 7455실 공급될 예정이어서 공급 과잉 우려도 있어 ‘옥석가리기’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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